우리의 눈에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이후의 변화된 송련의 모습이다. ... 우스운 것은 네 번째 마님으로 진대감집에 시집가게 된 송련이 초반의 암투의 피해자적 역할에서 가해자적 역할로 급격히 자신을 변화시켜나간다는 것이다. ... 송련은 그 중 좀 나은 편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네 번째이긴 하지만 첩이 아니라 아내로 들어간 것이기도 하고, 일단, 후자의 방식보다는 편한 자리로 들어간 것이기 때문이다.
스무살의 어린 송련은 자신의 몸종이던 ‘연아’가 죽어가면서 자신의 이름을 불렀고 셋째 부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결국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들임을 깨닫고 저택에서의 삶이 계속되는 ... 저항하는 셋째 부인을 강제로 끌고 가는 하인들은 어떠한 인간적인 면모도 없이 주인의 명령에 복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1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첸은 다섯 번째 부인을 맞이하고 송련은
그렇기 때문에 송련도 자식을 낳기 위해 거짓으로 임신했다고 위장하면서 첸의 사랑을 독차지하려고 한다. ... 새로 들어온 송련을 모함하거나, 거짓으로 임신한 사실을 첸에게 일러바쳐 그녀를 좌절의 구렁텅이에 몰아넣고, 자신이 직접 셋째 부인의 외도 현장을 덮쳐 잡아오는 방식을 선택하여 메산을
둘째 부인은 대감이 새로 시집온 송련에게 관심을 보이자 이것을 시기하여 송련의 하녀 '연아'와 짜고 그녀를 제거할 생각을 한다. ... 송련이 시집온 첫날 남편은 그녀에게 말한다. "여자는 발이 중요해. 남자를 잘 모시니까." ... 집안의 법도를 어겼다는 죄에 대한 벌로 송련의 홍등은 검은 천이 씌어지는 '봉등'이 내려진다.
영화의 줄거리를 짧게 이야기하자면 당시 중국에서는 드물게, 아버지의 강한 교육열로 대학에 진학한 송련(공리)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학비를 주지 않기 위한 계모에 의해 강제로 시집보내진다 ... 원래 중정은 '둘러싸인 낙원'을 만든다는 동양문화권 주택의 기본원리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이 영화에서 나타나는 둘러싸인 낙원은 오히려 송련(공리)를 미쳐가게 만드는 폐쇄된 공간으로 그려진다
넷째 부인 송련의 하인인 연아의 죽음, 셋째 부인의 죽음이 극화된 겨울 장면이 이 영화의 절정이자 압권이다. ... 이 영화에서 시녀 연아가 홍등을 훔쳐 자신의 방에 가져다 놓은 것을 송련이 마당에 던지면서 첫째부인에게 법도에 따라 처벌할 것을 부탁하는 장면은 좋은 예이다. ... 여름에서 시작된 이 영화는 다음 여름까지 1년의 주기로 다루어져 있지만 계절의 변화와는 상관없는 무미건조하고 되풀이되는 일상생활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송련은 시녀 연아와의 관계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