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Herman Hesse의 데미안Demian 서평
- 최초 등록일
- 2009.01.21
- 최종 저작일
- 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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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다시 읽고 쓴 서평입니다. <데미안>을 단순히 읽고 느낌을 적기보다는, 보다 고차원적으로 <데미안>을 재해석해 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나 매튜 본이 연출한 <백조의 호수>와 비교하고 대조하여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그 때의 일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데미안Demian』을 처음 읽은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여름 방학이었고, 보충 수업도 다 끝나서 오랜만에 시간이 남았다. 무더운 여름, 온 집 안의 문을 활짝 열어놓은 거실에 배를 깔고 누워 가끔씩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기도 하며 한 권을 순식간에 읽었다. 남들은 『데미안』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알을 깨고 나온 새가 아브락사스Abraxas에게로 날아가는 것이라고들 했지만, 내게는 『데미안』의 마지막 장면, 전쟁터에서 재회한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우정의 키스를 나누던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그것은 내게 하나의 ‘완성’ 으로 다가왔다. 그 키스로 둘은 헤어졌지만, 싱클레어는 데미안이 보고 싶을 때면 어두운 방 안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며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에서 데미안을 발견한다. 에바 부인-데미안-싱클레어를 연결하는 그 키스로, 그들은 영원한 하나가 된 것만 같았다.
며칠 전, 오랜만에 『데미안』을 다시 읽었다. 온전히 『데미안』에게 바쳐지는 세 시간에 가까운 강의를, 5년도 넘은 고등학교 때의 기억만으로 듣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요일 오후, 거실의 소파에 앉아 책을 읽었다. 그래도 나 스스로는 내 기억력이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다시 읽은 『데미안』은 낯설었다. 하지만 그 낯설음은 새로운 낯설음이었다. 그 때는 모호하기만 했던 길고 난해한 문장의 의미들이 보다 또렷하고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더 많이 보였다. 행간에 숨겨진 기독교적, 혹은 심리학적 코드가 보였다. 헤세가 말하고자 하는 것─ 헤세의 목소리가, 가슴에 둔중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무의미하게 여겨졌던 5년의 시간 동안, 그래도 나의 눈이 깊어지고 나의 영혼이 자라났음을 느꼈다.
참고 자료
iamhappy.tv의 이영임 교수님 강의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