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랑 마지막 의식 서평/독후감/감상문
- 최초 등록일
- 2008.04.02
- 최종 저작일
- 20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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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첫 사랑 마지막 의식 서평/독후감/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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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언 매큐언의 단편집이다. 개인적으로 실험적인 소설이나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 단편집은 이언 매큐언의 작품 중에서도 암스테르담과 더불어 가장 실험적인 소설이라고 한다. 다행히 그 도전과 실험이 단순한 일탈에 그치지 않고 ‘서머싯 몸’상을 수상하는 등 성공을 거두어서 기대를 더했다. 그리고 기대를 충족시켜줄 기존 소설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함과 충격으로 가득 차있는 책이었다.
총 8개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이 책은 제각각 매력 있는 소재와 신선한 표현을 가지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작가라고 평가한 타임처럼 나 역시 그의 무시무시함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결코 한 사람이 쓴 글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8개의 이야기가 전혀 다른 스타일로 써졌기 때문이다. 대개 작가마다 작가 특유의 문체가 있기 마련인데, 이언 매큐언의 경우는 악마적인 분위기를 제외하고는 각 이야기마다 이질감이 느껴지는 문체를 선보였다. 때로는 몽환적으로 때로는 시(詩)적으로 때로는 유희적으로 말이다. 그의 능력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독자의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한 번에 볼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그의 문체가 다양하다고 일관성이 없는 작가는 아니다. 악마라는 그의 별명에 걸맞게 그의 작품은 섬뜩하다. 그의 글에서 보이는 표면적인 이미지는 ‘쓰레기 더미’와 ‘죽은 쥐 떼’같다. 그리고 보는 사람에 따라 그의 글을 저속하고 선정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왜냐하면 거의 모든 이야기에 ‘성기’가 등장하고, 그것과 관련된 사건들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지저분한 표면적인 이미지와 선정적인 소재라는 진흙 속에는 일관성과 메시지라는 진주가 숨어있다.
옮긴이의 글을 인용하여 이 책의 작품들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사춘기 소년소녀이거나 성장하지 못한 어른들의 뒤틀린 성인세계 이야기이다. 물론 대부분이 성(性)적 정체성의 혼란을 다루어 선정적이긴 하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작가의 뛰어난 통찰력과 상상력이 더 돋보인다. 게다가 이러한 ‘결함’을 사회 병리와 연결 지어 조용히 비판하고 있다는 것이 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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