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소개글

김연수의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을 읽고 쓴 짧은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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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곳곳에서의 한문 사용, 따옴표 없이 풀어쓴 대화들, 왕오천축국전과 같이 익숙하지 않은 책이름, 어려운 지명들. 이러한 특징은 길지 않은 소설을 읽는 내내 나를 긴장하게 했다.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정독했지만 아직까지도 무언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더 여운이 남고, 다시 한 번 손이 가는 작품이다.
자살한 여자친구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읽은 듯한 「왕오천축국전」을 읽으면서 그는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하고, 결국은 그 책에 등장하는 곳들을 찾아서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과정이 50쪽도 되지 않는 페이지 안에 잘 나타나 있다. 여자친구의 유서에서 자신의 존재를 찾다가, 여자친구가 읽었던 책을 우연히 접하고, 또 낭가파르바트를 오를 때 까지 그의 고뇌는 ‘패배는 내 안에서 온다. 여기에 패배는 없다.’ 라는 문장 속에 함축 되어 있는 듯하다. 문장으로 표현할 수 없는 일이 많이 일어나는 삶이지만, 저 문장에서 만큼은 그의 생각이 온전히 들어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의 모든 고뇌를 등반일지에 담으면서 패배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지만 결국은 자신 역시 자살이라는 수단을 빌어 자신에게 패배한 것이 아닐까.
그가 살던 당시의 올림픽이라든지 데모라든지 하는 것들이 꼭 승리해야만 빛이 나는 상황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올림픽에서도 꼭 금메달리스트만 위대한 것이 아니다. 메달리스트가 아니더라도 고된 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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