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독후감]뫼비우스의 띠

소개글

작가 조세희 씨는 이러한 모순들이 사회구조적인 비극을 낳는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러한 쪽으로 눈을 돌릴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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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뫼비우스의 띠’가 지닌 다양한 의미는 두 개의 이야기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우선 첫 번째 이야기에서, 굴뚝 청소와 관련된 교사의 질문에 대하여 더러운 아이와 깨끗한 아이가 있다는 전제를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학생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그들이 얼마나 고정 관념에 강하게 사로잡혀 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교사는 이런 관념을 깨뜨리기 위해 안과 밖을 구분할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를 칠판에 그리게 됩니다. 말하자면 여기서 등장하는 뫼비우스의 띠는 흑백 논리, 혹은 항상 안과 밖이 존재한다고 믿는 고정 관념을 깨뜨리는 도구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러한 흑백 논리, 고정 관념들은 쉽게 발견됩니다. 예를 들면, 남자는 치마를 입으면 안 된다던지, 여자가 담배를 피우는 것은 남자가 피우는 것보다 꼴불견 이라 던지 하는 성에 관한 고정 관념이나 특정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다 못 산다 혹은 다 잘 산다 하는 생각, 나와 다르면 무조건 틀렸다는 사고방식 등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고정 관념들은 그러한 고정 관념 자체에서 끝나는 것도 있지만 그 중 일부는 자칫 잘못하면 큰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히틀러 나치 정권의 유태인 600만 명 학살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다른 고정 관념과는 그 성질을 약간 달리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리 조작된 고정 관념이라 할지라도 그 결과는 매우 참담한 것이었습니다. 자신들만이 우월하고 그러한 자신들과 다른 사람들은 열등하며 그 열등한 사람들은 모두 죽여도 된다는 사고방식, 이러한 고정 관념이 유태인 600만 명 학살 이라는 무섭고 잔인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고정 관념의 폐해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고 무서운 형태로 우리 주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두 번째 이야기에서 살펴보면, ‘앉은뱅이’와 ‘곱추’는 자신들의 입주권을 헐값으로 사들인 부동산 업자로부터 사기당한 돈을 다시 받아내기 위해 그를 납치합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부동산 업자로부터 자신들의 몫을 되돌려 받은 뒤에도 그를 풀어 주지 않고 차와 함께 불태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원래 피해자였던 앉은뱅이와 곱추는 가해자로 처지가 바뀌게 됩니다. 뫼비우스의 띠는 바로 이처럼 겉으로 보아서는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를 쉽게 알 수 없는 왜곡된 현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착취에 맞서는 또 다른 폭력이 과연 옳은 것인지 아니면 잘못된 것인지, 작가는 이와 같은 비극적 현실에 분노하면서 이런 비극을 낳는 사회 구조의 모순 쪽으로 눈을 돌릴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굴뚝 청소를 하고 나온 아이들처럼 이 세계에서 부동산 업자는 자신의 더러움을 알지 못하고 앉은뱅이와 곱추로 대표되는 소외 계층도 자신의 깨끗함을 알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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