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1리터의 눈물 독후감입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주최한 독후감 공모전에서 1등 했습니다.
목차
1. 나의 이야기
2. 아야의 이야기
3. 그리고 우리 `자신`의 이야기
본문내용
사람은 왜 사는 걸까, 라고 처음 생각하게 된 건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조차 희미하다. 처음 죽음을 보았을 때가 아니라, 처음 탄생을 보았을 때, 나는 이유 없이 죽음을 생각해 냈다. 저렇게 부드럽고 오물거리는 작은 손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이렇게 아등바등 엄마 젖을 빨고 자라봤자, 어차피 죽어 없어질 것을, 왜 태어난 걸까- 라는 차가운 시선을 갓 태어난 아이에게 나는 무심코 던지곤 했다.
고등학교 때였던가, 나는 짧고 굵게 화끈하게 살다가, 추하게 늙기 전에 아직 탱탱하게 아름다울 때 미련 없이 죽을 거라고 얘기하곤 했었다. 감수성 예민한 사춘기, 학창시절의 나는 오로지 대학을 가기 위해 존재했었고, 나의 모든 존재의 무게를 “대학”에 걸었다. 스스로 자신이 놓인 상황이 어이없기도 했고, 나의 적절한 존재가치를 매길 수 없는 현실에 분노하며 울기도 했었다. 때문에, 결사적으로 나의 모든 것을 걸고 들어간 대학이 별 볼일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한동안 방황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찌어찌 해서 그다지 맘에 들진 않지만, 그래도 대학이라고 하는 곳까지 왔는데, 이젠 뭘 위해 살아야 하나.
사실, 나의 집안의 핏줄은 ‘자살’이 유전이다. 이것은 집안의 집단 무의식일 수도 있겠고, 어쩔 수 없는 ‘피’의 대물림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혹은, 내가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 아무튼, 집안사람들 중에 삶을 ‘자살’ 이라는 방법으로 마감하신 분이 꽤 된다. 삶의 어려움, 고생, 이런저런 이유는 다 집어치우고, 가장 큰 이유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서겠지. 어릴 때에는 굳이 자살을 하는 이유를 몰랐지만, 어느 순간 불현듯,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자살충동이 얼마나 유혹적일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 나만 빼고 즐거운 세상, 나만 빼고 정상적인 세상, 나만 빼고 변해버리는 세상, 그리고 내가 없어도 전혀 변하지 않을 세상이 싫었다. 그렇게 어린 마음속에 치기만 가득한 나에게 있어, 세상은 적대적인 존재였고, 그토록 마음에 들지 않는 세상 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 또한 싫었다. 모순에 가득 찬 생각으로 그렇게, 이따위 세상을 저주하며 내가 언제 죽어야 할지, 그런 것을 생각하는 자신이 스스로 멋있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었다. 정작 진짜로 죽을 용기도, 죽을 마음도 없었던 주제에 말이다. 결국 나는 살아낼 용기도, 죽을 용기도 없는 겁쟁이였다.
사실, 그랬다. 딱히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살아있으니까 나는 눈을 떠 세상을 보고, 입을 열어 음식을 먹고, 다리를 움직여 걸어 다니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런 식으로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어느 순간부터는 더 이상의 불만도, 자각도, 반감도 없이 맥을 놓고 있었다는 것이다. 난 어느 사이엔가 살아 있지만, 살아 있지 않은 존재가 되어 이 세상을 살고 있었다.
참고 자료
없음
한컴오피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