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학]해변의 카프카
- 최초 등록일
- 2006.06.14
- 최종 저작일
- 20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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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독서감상문입니다. 줄거리에 대한 소개는 따로 되어있지 않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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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이 소설을 읽었을 때 무엇이 가장 좋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뭔가 한 계단 붕 뜬 것과 같은 몽환적인 심상이 좋았다고 말할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무언가 특징 같은 것을 꼽아 보래도 나는 가장 일상적인 것을 어딘지 현실과 머나먼 곳에 있는 특별한 것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상실의 시대>에서 세계 어딘가에 있는 깊숙한 우물이 그런 느낌이었고, <스푸트니크의 연인>에서는 뮤의 젊음과 욕망을 앗아간 관람차가 그런 느낌이었다. 저편 세계. 우리가 쉽게 갈 수 없지만 우리의 생활과 가장 닮아 있기도 한 세계가, 하루키의 문학에서는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일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의식 안에서는 멀디 먼 곳, 그런 곳에 하루키는 갖가지 장치를 숨겨놓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그 두 세계가 이번에 접한 <해변의 카프카>에 이르러서 완전히 폭발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해변의 카프카>를 읽으면서 내가 가장 집중했던 곳도 바로 그곳이다. 가장 일상적인 것을 아주 재미있게 풀어 쓸 수 있는 하루키의 에세이 집필 실력인 ‘나’와 ‘까마귀 소년’으로 대표되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가장 우리와 근접하면서도 또한 이질적일 수 있도록 나열하여 그의 문학적 성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게끔 하는 강력한 무기였기 때문이다. 나는 다무라 카프카라는 터프한 열 다섯 살의 소년의 비일상적인 하루하루가 오히려 강하게 일상과 인접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일상에서 느껴지는 고요와 치열의 공존이 나로 하여금 그를 ‘부럽다’고 생각하게끔 하였다. 어딜 가도 다무라 카프카는 운동을 좋아하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열 다섯 살의 소년에 불과하고, ‘그’라는 존재가 타고났거나 후천적으로 습득한 성향에 맞게 행동하고 있다.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고, 가느다란 검은 싸이펜으로 일기를 쓰고, 그러나 그 안에서 다무라 카프카는 오시마를 만나고, 사에키를 만남으로서 제대로 자신과 마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그로 하여금 그 누구도 근접하지 못한 ‘입구의 돌’이라는 비일상에 속함으로써 보다 깊은 곳의 자신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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