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그레이 구락부 전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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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는 6.25전쟁의 아픔이 어느 정도 아물어 가는가 했더니 다시 독재정권과 민주화 운동의 피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던 시기이다. 4.19와 5.16 사건 이 후로 대한민국에는 어두운 그늘이 계속 되었고, 그것은 문학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소위 지식인이라고 불리면서 독재정권 아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들은 현실 사회에서 심각한 정체성의 위기를 느꼈다 . 그래서 1960년대 소설가 최인훈, 이청준, 김승옥 등은 어두운 현실에 대한 지식인의 자기응시를 시도하였고, 그 중 최인훈의 첫 작품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는 당시 지식인들의 고뇌와 무능함, 현실에 참여할 수 없는 지식인의 갈등 등을 잘 나타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최인훈 소설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지적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그래서 그들은 소설 속에서 자신의 생각과 지식들을 거침없이 쏟아놓고,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때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최인훈의 소설에서는 관념이 많이 등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그렇게 고도의 지적싸움을 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지만, 그것뿐이다. 그들은 현실을 바꿀 능력도 없고, 구체적인 행위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고뇌하고 갈등한다. 관념에 대해서 고민하고, 나와 세상과의 관계에 대해서 고뇌한다. 그러나 결국 끊임없는 고민과 갈등에 빠지게 되고, 어렵고 무거운 관념이라는 주제를 독자에게 여운으로 남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고민하고 끊임없이 진리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최인훈은 그것을 통해서 지식인의 사명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60년대 세계의 냉전분위기와 이데올로기의 갈등 속에서 지식인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비록 결론은 나오지 않고 끊임없는 고뇌와 갈등 속에 빠질지라도, 최인훈 소설의 지식인들은 계속해서 관념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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