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감상문] 델라구아다
- 최초 등록일
- 2005.05.20
- 최종 저작일
- 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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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공연장 천정을 둘러싸고 있던 하얀 종이 벽은 어머니의 자궁이다. 나는 태아가 되어 있으며, 벽이 찢어지는 순간 나는 다시 태어난다.
다시 태어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몸’뿐 이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 또한 그렇다. 외부와 타인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우리는 소통한다. 내가 가진 유일한 것, ‘몸’바로 홀로 버텨가는 인간으로 말이다. 소리를 지르고 손을 들어올리며 쿵쿵거리는 음악소리에 맞추어 몸을 흔들어댄다. 몸이 부딪치고 눈길이 부딪치고 서로 바라보고 크게 소리 내어 웃는다. 우리는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한다. 그 세상, 우리의 현실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현실에 깊이는 없다. 살기위해 부딪치고 죽기 싫어 웃을 뿐.
공연장의 내부는 오랫동안 비워둔 창고 같은 모습이다. 좌석도 무대도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서로 몸을 맞대고 선채로 하나의 신호만을 기다리고 있다. 입장이 끝나고 출입구 쪽에서 비추이던 가느다란 빛마저 사라지면 어두운 공연장에 고요한 음악 소리와 함께 물기로 가득 찬 바람이 불어온다.
붉은 조명이 천정을 비추면 줄에 매달려있는 사람의 그림자가 붉게 물든 종이 벽을 사이로 희미하게 비치고 마치 태아가 엄마의 자궁에서 유영하듯 소리 없이 움직이면 숨소리를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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