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히치콕 <레베카&현기증> _ 유령이 지배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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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롭고 매혹적인 두 명의 여인이 있다. 한 명의 이름은 레베카. 훤칠한 키에 짙은 흑발, 세련되면서 호화로운 옷차림마저 완벽한 그녀의 미색은 한 번 본 사람은 뇌리에서 지울 수 없을 정도다. 이에 더해 지성과 교양, 두려움을 모르는 용감함으로까지 무장한 그녀는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맨덜리 대저택의 안주인 역할을 톡톡히 했다. 몇 년 전까지는. 그는 깊숙한 바다로 가라앉는 보트에서 죽었다. 다른 한 명의 여인은 매들린. 금발의 올림 머리에 회색 정장을 입고 여유 있게 걷는 그녀는 단정하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한편, 늘씬하고 풍만한 몸매와 또렷이 응시하는 눈빛으로 뇌쇄적인 매력 또한 발산한다. 얼마 전부터 그녀는 녹색 자가용을 몰며 꽃집에서 꽃다발을 사서 칼로타 발데스라는 여자의 묘지를 방문하고 미술관에서 칼로타의 초상화를 멍하니 바라보는 기묘한 행적을 남기는 중이다. 끝부분을 돌돌 말아 깔끔하게 고정한 그녀의 헤어스타일과 그녀가 구매한 꽃다발, 그녀가 소유한 목걸이는 꼭 이 초상화를 재현한 것만 같다. 머지않아 그도 교회 종탑에서 떨어지며 죽음을 맞이한다. 두 여인의 사망 원인 모두 자살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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