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를 읽고 -울라브 하우게 지음(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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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시집의 제목에서 따듯한 손길이 전해진다. 이 시집의 시를 쓴 시인의 마음 바구니 안에 환한 사랑의 꽃이 가득 담겨 있을 것 같다. 시집의 겉 표지가 하얀 눈처럼 깨끗하다. 표지의 앞면에는 ‘Olav H. Hauge’라고 영어로 크게 쓰여 있고 제목은 맨 아래에 적혀 있는 독특한 양식이다. 표지의 질감도 광목천처럼 까칠하나 부드럽기도 하다. 표지의 뒷면에는 시인이 소박한 모습으로 오래된 나무의 성자처럼 서 있다. 시인의 말을 들으러 이 작은 몸을 가진 시집의 방문을 열어 본다.

<중 략>

울라브 하우게라는 이름을 남기고 이 아름다운 시집의 영혼은 다시 노르웨이 북쪽 울빅 마을로 날아간다. 그의 시는 시의 소개가 끝나는 곳에서 이어지는 몇 편의 흑백 그림처럼 선이 간결하고 여백이 있는 한국화 같다. 말보다는 침묵이 우선이고 색채보다는 소박함이 앞선다. 자연이 그렇듯 그의 시도 고요하다. 숲에서 노동 하면서 태어난 시들은 영성의 깊이가 묻어 난다. 마치 한 곳에 못 박혀 기도하는 듯한 한 그루 아름다운 순명의 나무를 연상케 한다.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은 소중한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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