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서론
2. 브루스 링컨의 신화 개념: 서사 형식의 이데올로기
3. 「민족개조론」의 내적 구조와 위계 분석
4. 결론
본문내용
1922년 5월 『개벽』지에 발표된 춘원 이광수의 「민족개조론」은 이광수의 작품들에 반영된 그의 시대의식의 단초가 될 뿐만 아니라, 1940년대부터 본격화된 그의 친일 행적을 설명해줄 수 있는 텍스트라는 점에서 문학, 역사, 정치 등 다양한 관점으로 분석됐다. 「민족개조론」에 대한 연구는 초기에는 ‘친일파 이광수’의 친일 논리를 규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나, 식민지 조선을 근대화의 공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주목받으면서 ‘망국민 이광수’의 민족주의가 친일의 방향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현실을 함께 조망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최근에는 「민족개조론」에 적용된 개별 개념이나 이론들을 검토하거나 이광수의 당대 행보와 「민족개조론」 사이의 관계를 찾는 등 보다 면밀한 분석을 시도하는 연구들이 주를 이루는데, 주목할 점은 「민족개조론」을 주 텍스트로 삼아 ‘이광수 다시 읽기’를 제목이나 부제로 하는 논문이 여러 편 있다는 것이다. 김병구는 ‘문화주의’와 근대 금욕윤리를, 허선애는 자기충실에 근거한 직업결사체 개념을, 김 향은 근대의 개인과 민족 개념이 텍스트 안에 인용되거나 임의로 적용된 지점들을 검토했다. 한편 최주한은 1920년을 전후한 이광수의 행적들을 바탕으로 이 시기 이광수라는 인물의 서사가 「민족개조론」에 어떤 방식으로 녹아들었는지 면밀하게 살폈다.
이와 같은 연구는 당대 이광수가 근대 이론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방식과 과정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이광수로 대표되는 당대 지식인들의 근대 이론 수용 과정과 시대적 배경의 관계를 이해하는 연구로 확대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그러나 「민족개조론」에 반영된 이론들이 여럿이라는 사실을 비틀어 생각해보면 이광수가 자신의 생각을 펼치기 위해 여러 이론들을 임의로 끌어들였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족개조론」과 밀접한 이론들을 검토하기보다 「민족개조론」이라는 텍스트 자체의 논리구조를 파악하면서 텍스트 내부에 논리적 모순이 있는지 먼저 살펴야 한다.
참고 자료
이광수, 「민족개조론」, 『개벽』 23, 개벽사, 1922.5.
(인용자는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http://db.history.go.kr/)를 참고함을 밝힘)
브루스 링컨, 김윤성 외 역, 『신화 이론화하기』, 이학사, 2009.
김병구, 「이광수의 '민족성 개조론' 다시 읽기 : '문화주의'와 근대 금욕윤리의 이념적 효과를 중심으로」, 『대중서사학회』 23, 대중서사연구,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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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선애, 「자기 충실성과 직업결사체의 형성―이광수의 개조론 다시 읽기」, 『춘원연구학보』 6, 춘원연구학회, 2013.
허수, 「제 1차 세계대전 종전 후 개조론의 확산과 한국 지식인」, 『한국근현대사연구』 50, 한국근현대사학회,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