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소설] 완(完)(문학 인문)

소개글

제목: 15pt의 볼드체/본문: 10pt/폰트: 함초롱바탕
글자수(공백 포함): 3,836자/글자수(공백 제외):2,878자
순문학 창작 소설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네가 새하얀 탁자 위에 검지를 부드럽게 찍어 내리고, 콕, 0차원 점이 찍혀.
네가 차분하게 쓸어 움직이는 손가락 끝을 따라, 죽, 1차원 선이 그어지지.
네가 힘차게 펼쳐 들어 올리는 손바닥을 따라, 촥, 2차원 면이 펼쳐지잖아.
네가 조심스럽게 둥글리는 손길을 따라, 둥, 3차원 입체가 되는 거고.
“그렇다면 정육면체 꼭짓점끼리 맞대고 한 줄로 나란히 꿰어진, 목걸이 줄에 걸린 구슬들처럼 주르륵 이어진 평행 세계가 4차원 아닐까요? 그렇게 말했더니 깔깔거리며 웃으시더라고. 중학교 때 과학 선생님께서.” 네가 활짝 벌린 손 사이로 길게 늘어진 큐브 조각들이 서로 연결되어 동동 떠다니다가 금세 흩어져 사라진다. “난 선생님이 왜 웃으셨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잖아. 사람이 시간 속을 살아간다니. 그러면서도 그걸 느낄 수 없는 존재라니. 차라리 평행세계 속을 살아간다는 편이 나아 보여. 너와 내가 지금 얼굴을 마주하듯 말이야.”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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