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우 아버지의 땅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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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땅에 태어났다. 부모님은 나를 낳으셨고, 조부모님께서는 부모님들을 낳으셨다. 최근 들어 참으로 많이 말하고, 또 실감있게 느끼는 것이 하나 있는데, 나는 역사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그냥 단순한 하나의 개체로서의 내가 아닌 역사적 맥락에서의 내가 요즘 들어서 절절하게 느껴진다. 이런 생각이 최근에 읽은 책과 듣는 수업들을 통해 만들어진 것도 일면 맞는 말이지만, 가장 뼈저리게 와 닿게 된 데에는 아무래도 징병의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다. 20대의 남성이라면 모두가 거쳐가는 이 고민 속에서 나는 모종의 역사성을 느끼고, 애써 가기 싫다는 마음을 추스르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휴전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징병은 당위성을 얻고, 모두가 징병을 위한 검사를 받아야하는 지금, 또 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군대를 가지도 못하고 갈 수도 없는 이상한 상황에 놓여 이런저런 고민이 계속 치솟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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