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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속의 검은 잎, 윤동주 평전, 광장, 책은 도끼다 감상 에세이

alsldkfj
최초 등록일
2020.01.28
최종 저작일
20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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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책을 신중하게 골라본 적이 없었다. 손에 잡히는 책을 아무거나 잡아 읽었다. 때로는 제목이, 때로는 표지의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책의 수준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자기만족을 할 수 있었고, 수준 낮은 책은 밥 대신 인스턴트 라면을 먹는 기분으로 해치웠다. 좋은 책을 골라 읽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은 꽤 최근의 일이다. 무심코 읽었던 질 낮은 책의 번역투가 내 문장에도 옮아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강의를 들으며 읽었던 네 권의 책은 나로 하여금 이러한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해 주었다. 광장과 잎 속의 검은 잎. 작가와 책의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선뜻 집어 들고 읽을 생각은 하지 못했던 책들이었다. ‘책은 도끼다’와 ‘윤동주 평전’도 마찬가지였다. 비관주의자에 가까운 성향 탓에 남의 이야기를, 특히 강연을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어렸을 때 읽었던 위인전을 제외하면 실존했던 타인에 대한 이야기는 읽으려 들지 않았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방식을 따라 살아가므로 그 어떤 위인도 타인에게 길을 제시할 수 없으며, 대부분의 충고는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필독서가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을 만한 책들을 골라 인터넷 서점의 장바구니에 담으면서 나는 끝까지 망설였다. 상대적으로 e북이 저렴하기 때문이기도 했고, 내가 이 책들을 다 읽을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책들이 내 방에 도착한 순간에는 잠깐, 종이로 된 책을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볍지 않은 무게가 안도감을 주었다. 첫 장을 펼쳐보지 않았음에도, 무언가 많은 것을 얻은 것만 같았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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