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에서 양반으로, 그머나먼 여정
- 최초 등록일
- 2019.02.05
- 최종 저작일
- 20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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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I. 서론
II. 줄거리
III. 자신의 견해
IV. 참고문헌
본문내용
18세기의 노비 시인 정초부가 죽자 주인 여춘영은 벗처럼 여겼던 그를 묻고 돌아오는 길에 “삼한 땅에 명문가 많으니 다음 세상에는 그런 집에서 나게나”라고 읊조렸다. 노비 출신이 시인으로 당대에 이름을 드날린 것도 특이하지만 주인이 그를 오랫동안 벗으로 대우한 것도 흔한 일이 아니었다. 정초부가 양반들로부터 대우를 받은 것은 그가 글을 익혔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시들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편으로 그의 재능을 알아본 주인 여춘영의 배려가 있어서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이 책은 신분제 사회인 조선에서 양반을 꿈꾸었던 한 노비 가계의 2백 년의 이력을 기록한 것이다. 주인공은 노비의 가계와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을 추적하는 데 활용된 주 자료는 호적대장이다. 양반이나 국가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노비들에 대한 단편적인 기록은 많지만 그들의 가계를 복원하는 데 호적만큼 중요한 자료는 없다. 한 가계의 호구에 관한 단순 기록을 최대한 수합해 놓고 보면 그들 삶의 여정이 불완전한 상태로나마 되살아난다.
따라서 이 책은 호적을 통해 복원한 하천민의 성장사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역사에 대해 높은 수준의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이 책은 조선시대의 호적에 대한 입문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오늘날 다수의 한국인들에게 잊힌 그들의 선대에 관한 기록의 복원이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호적을 활용해 간혹 흥미로운 내용들도 있지만 하천민의 삶을 희화화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다만 양반들이 출생과 동시에 얻었던 조건을 이들이 몇 세대를 거치며 획득해 나가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그런 적에서 주인공과 그의 가계는 분석의 대상일 뿐이지 그 자체로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의 후손들 역시 특정한 인물이 아니라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오늘날 대다수의 한국인이다.
참고 자료
노비에서 양반으로, 그 머나먼 여정. 권내현, 2014, 역사비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