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2
- 최초 등록일
- 2014.12.02
- 최종 저작일
- 20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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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어김없이 울려오는 알람소리에 눈을 떴다. 닭 울음소리, 참새소리, 그리고 출근으로 바쁜 자동차 소리까지 아주그냥 매일 아침마다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었다.
원래는 25일이 월급날이지만 25일이 일요일이라 오늘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월급날이다. 한 달에 고작 내 월급 150만원. 아직까지는 계약직이기 때문에 많은 월급은 받을 수 없지만, 서울 한복판에 월세내고, 생활비만 내면 어떻게는 한 달은 살아간다. 물론 아침부터 핸드폰으로 은행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해서 통장 잔고를 확인해보았지만, 예상대로 0원. 핸드폰 요금, 인터넷 요금, 주택청약 저축, 친구들과 곗돈까지 매월 25일만 되면 왜 그렇게 내 통장을 주시하다가 잘 빼 가는지 난 150만원을 직접 손에 쥐어 본적이라고는 단 한 번도 없다. 그래도 오늘이 월급날이기에 기분 좋게 출근을 한다.
출근을 하고 의자에 앉으니 일이 손에 잡히기보다는 온통 월급을 받으면 뭐부터 할지 고민이 시작된다. 옷 살 생각, 맛있는 음식 먹을 생각, 이것저것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고 있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시간. 나는 얼른 은행 어플리케이션을 켜보았고, 로그인을 한순간 내 통장에 찍혀있는 금액은 15,000,000,000원. 내 눈을 의심했다. “ 일 십 백 천만 십만 백만…….” 150억이 확실했다.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또 확인했다. 분명 150억이 맞았다. 떨리는 손으로 입금자명을 확인했다. “알 수 없음” 입금자명이 없이 들어온 150억이란 거금 나는 밥 생각도 잊은 채 회사 화장실에 앉아 금액을 계속 확인해 보았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자리에 앉았지만 일은 손에 잡히지 않았고 내 머릿속엔 ‘150억’이라는 숫자만 박혀있었다. 어느덧 퇴근시간이 다가오면서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에이. 설마 은행에서 실수한 거겠지.오늘 저녁이나 내일쯤엔 되어 있겠지.’하며 편의점으로 들어가 캔 맥주 2병과 컵라면, 마른 안주꺼리를 사들고 집으로 향했다. ‘훗.. 150억이 통장에 있어도 내 안주는 여전히 마른안주 구나..’라고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현관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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