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여인, 사랑은 오류, 의자 고치는 여자 감상문
- 최초 등록일
- 2014.12.02
- 최종 저작일
- 20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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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고장 난 것들이 대개 그러하지만, ‘고장 난 윈도우’는 다른 것들에 비해 유독 더 기묘한 짜증을 유발한다. 어디가 어떻게 고장 났다고 딱히 짚어 말할 수는 없는데, 쓰다 보면 어딘가가 불편하고. 그렇다 하여 새로 설치를 하기에는 감당해야 하는 귀찮음이 너무 큰 탓에 묘한 불편함을 그저 감수할 수밖에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본 독후감을 작성하기 위해 선택한 세 편의 단편소설에서 공통점을 꼽자면, 바로 위와 같은 이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장 난 윈도우 같은 묘한 소설들. 세 작품 모두 ‘표면적으로는’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세 작품을 읽는 내내, 혹은 끝까지 읽은 후에도 마치 윈도우가 고장 난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만 같은 기묘한 불쾌함에 시달리게 된다. 심지어 작품의 내용을 떠올리게 되는 아주 우연한 순간에는 ‘도대체가 적당히 라는 게 없는 인간들이다.’ 이라는 생각부터 덥석 들기까지 한다.
사랑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을 두고 떠올리는 감정이 불쾌함이라니. 사랑이라는 단어에 따라오는 말들의 대부분이 달콤함, 행복, 기쁨과도 같은 기분 좋은 것들이라는 점에서 따져보면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디가 어떻게 이상하다고는 딱히 말할 수 없지만, 분명 어딘가가 이상한 것들. 대체 이 작품들은 왜 고장 난 윈도우처럼 마음 한편을 묘한 불편에 휩싸이게 하는 것인가. 한참을 고민하던 끝에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이 불쾌함은 앞에서 언급한 대로, 사랑에 대한 보편적인 개념과의 차이에서 온다.
그들의 사랑은 동화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동화의 그것처럼 ‘Happily Ever After’로 끝맺음되지 않는다. 그 것이 나를 불편하게 한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세 편의 작품들 중에서도 <사랑은 오류>라는 작품은 단연코 가장 불쾌하다.
“그 애는 너구리 털 코트를 가지고 있거든.”
청출어람이라고 했던가. 백지와 같이 멍청한 여자에게 사고하는 법을 가르치며 스스로를 피그말리온과 동일시하던 남자에게, 남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똑똑해진 여자는 일침을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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