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의 달콤한 작은 거짓말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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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기대한 것과 같이 반짝 반짝 빛나는 사랑이야기가 전혀 아니었다. 서로가 보고 싶어서 안달 복달하는 핑크빛(책의 표지처럼) 열애를 기대를 하였더라면 애초에 손이 전혀 가지도 않았을 터이다. 어쩌면 책의 내용에 대한 무수한 추측을 간단하게 일축을 시킬 수가 있었던 것은 이 책의 작가가 바로 에쿠니 가오리라는 나름의 그동안의 책을 통한 신뢰성이 있는 근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있어왔던 것은 있어야할 것이 되어 버리고, 그렇기 때문에 결코 내려놓을 없는 것이 되는 일들은 일상적이라서 슬프다. 누가 강요한 적도, 서로가 그만큼 죽도록 바랐던 것도 아니었으나 어느 순간 너와 나는 함께 해야만 하는 사이가 되었고, 동시에 서로를 포기를 할 수가 없는 그러한 관계가 되었다. 권태라는 갈림길을 유예로써 주저 앉아버린 사랑의 마지막 형태가 바로 그것일까?
따뜻한 사랑의 연장 때문도 아니요, 오랜 만남의 결실도 없이 그저 헤어질 수 없다는 당위성만 생겨버린 그 역설적인 관계엔 무거운 공허함이 맴돈다. 공허함을 대하는 작가와 주인공은 의외로 담담하다. 담담해서 오히려 슬프다. 그것에 손을 대면 마치 없었던 것처럼 톡하고 터져버릴 것을 알기에, 정면으로 마주를 하기에는 이미 감당을 할 수가 없을 만큼이나 커져버린 일인 것을 알기에 마치 존재를 하지 않는 것처럼 애두르고 있으니까 말이다.
허울만이 남아버렸다는 것을 알면서도 간극을 외면을 하는 그런 행동의 저편에는 뜻밖의 애심이 녹아있는 것 같아서 애처롭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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