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감상
- 최초 등록일
- 2013.04.14
- 최종 저작일
- 20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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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태곳적부터 이미 죽음의 그림자요, 어둠의 강을 건너는 달에 연유된 축제가 과연 풍요의 상징이라 할 수 있을는지.”1)
한가위는 겨울의 길목에 있는 가을에 있다. 겨울은 어둠과 죽음을 상징하는 계절로 위의 구절은 한가위가 어둠과 죽음을 상징하는 겨울의 길목인 가을에 있다는 것을 말한다. 현재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왜 작가는 한가위를 어둠과 죽음의 길목으로 보면서 우리에게 쓸쓸하고 가슴이 아픈 생각을 하게 할까? 이는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다. 당시의 한가위는 흉년에 초근목피를 감당 못하고 죽은 늙은 부모들, 돌림병에 약 한 첩을 써보지 못하고 죽은 자식들, 민란 때 끌려가서 원통하게 죽은 남편을 생각하며 맞이하는 쓸쓸하고 가슴 아픈 축제였던 것이다.
<중 략>
“남강 언덕의 대숲이 연둣빛 안개같이 뿌연 하늘에 번져나고 있다. 강가는 차갑게 푸르다. 강가 바위 언덕은 자줏빛일까 보랏빛일까, 세월에 묵은 빛깔이 중후하게 봄을 지켜보며 때론 미소 짓는다. 강물에 떠 있는 유람선에서 구성지게 넘어가는 수궁가 한 대목.. 어째 계절은, 세월은 노상 이렇지 아니한가.”48)
봄에 바라보는 강은 차갑도록 푸르고 대숲은 연둣빛 안개같이 하늘로 솟아 있다. 봄의 아름다움의 색을 사물과 엮어서 시로 쓰여도 될 만큼 아름다운 구절이 되었다.
“반문하는데 석이 얼굴에서 웃음은 사라지고 눈 밑의 근육이 중풍 든 사람같이 떨린다. 물지게꾼 시절의 역경을 견디던 우직스런 얼굴이 아니다. 남의 집에 더부살이를 하며 고학하던 서울 시절의 얼굴이 아니다. 시골 풋내기의 치졸함으로 하여 오히려 제 자신의 정체를 조준구에게 간파당하지 않았었던, 설익은 그 모든 것,…언어와 풍물의 소용돌이 속에서 증오와 위장이 사투를 벌이던 풋되고 처절했던 시절의 얼굴이 아니다.…아부지이! 아부지이! 외치며 오랏줄에 묶이어 피 흘리면서 가던 사내를 따라 뛰던 소년의 얼굴이다. 소년의 눈은 비수가 되어 조준구 심장에 깊이 몰려드는 것만 같다.”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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