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 외로운 신사 숙녀-황병승 여장남자 시코쿠-비평세미나
- 최초 등록일
- 2012.11.12
- 최종 저작일
- 2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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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황병승 님의 [여장남자 시코쿠]
를 읽고 소외되었지만 분명 나, 우리 안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감상문, 비평문을 썼습니다.
목차
들어가며
1. 내 안에 있는 비결정적 존재들의 커밍아웃
2. 그들이 바라보는 세계
3. 이들의 말하기 방법
나오며
본문내용
들어가며
정상적이라는 말은 현실에서 다수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목 하에 합의된 성격들의 것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예외적인 것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고, 이들은 ‘있음’ 에도 ‘없는 척’ 해야 했다. 황병승의 시집에는 ‘없는 척’을 그만둔 것들이 사는 공간이다. 그동안 남성, 이성, 인간에 밀려왔던 여성, 자연, 동물에 관한 목소리가 높아져 갔지만, 정작 타자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트랜스젠더나 정신병자, 전과자 등의 모습을 한 이들은 여전히 한국의 사회에서 억눌린 채 온전히 표출되지 못한다. 정형화되지 못한 다층적이고 비결정적인 존재들은 사실 도처에 있다. 사회라는 테두리 밖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신 안으로도 뻗어있다. 그들이 언제든지 실재의 침입으로 인해 찢어질 수 있는 위태한 현실을 지켜내야 하는 우리에게 어떻게 나가오는지 알아보자.
<중 략>
이는 인물이나 장소들의 명명에서도 드러난다. 이야기되어지는 것들의 장소나 인물의 명칭은 전반적으로 개연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냥 아무 무의미로 이름 지어지고 지명되어 불리는 것뿐이다. 주치의h는 꼭 주치의h이여야 할 필요성은 없다. 니노셋게르미타바샤 제르니고코티가, 시코쿠, 리타, 메리제인 요코하마, 미란다 등 또한 마찬가지이다. 의미가 소실되면서 의미를 찾아야 할 필요성마저 제거하는 것이다. 내 안의 타자가 나에게 말을 걸 때 우리가 듣게 되는 것이란 이런 종류가 아닐까. 애초에 고정된 것을 부정하기 위해서 나온 말들은 모호할 수밖에 없다. 조건이나 법 없이 내키는 대로 떠들고, 마음껏 행동하며 전복된다. 위배되는 문법을 해석할 여지없이, 의미 파악이나 상징 따위의 칼질을 거치지 않고 읽을 수 있을 때에만 정작 위배된 상태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덜컥 나는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다섯 번째 계절/더 큰 죄를 짓기 위해(사성장군협주곡 中) ‘ 시인의 더 큰 죄들이 기대된다.
참고 자료
황병승 여장남자 시코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