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이야기(수상작)
- 최초 등록일
- 2009.12.29
- 최종 저작일
- 2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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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마시멜로이야기(수상작)
도대회에서 수상한 작품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내가「마시멜로 이야기」를 접한 건 여름 방학이 끝날 무렵이었다. 교정의 풀잎과 나뭇가지가 정원사에 의해 잘려지며 나는 소리처럼 찰칵찰칵 들려오는「마시멜로 이야기」는 내 웃자란 가식을 사정없이 자르고 또 잘랐다. 여름 내내 웃자란 화단의 식물들이 우리 학교 정원사 조나단의 손놀림에 의해 말끔히 잘려나가듯이 지난 20여 년 동안 나 찰리의 교직 생활이 도막도막 잘려 나뒹굴고 있었다. 그 실체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순간 나는 기겁을 하고 말았다. 그 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눈앞의 마시멜로를 먹어 치웠던가. 한 순간을 참지 못하여 혹여 무심코 내뱉은 한 마디 말로 어린 눈동자를 충혈 되게 한 것은 아닌지, 혹은 편견으로 말미암아 자라나는 싹을 아예 자르지는 않았는지, 때론 내 아집으로 저들의 희망을 꺾지는 않았는지…….
잘려지는 나뭇가지처럼 아프게 책장이 넘겨질 때마다 멜로영화를 볼 때처럼 눈물이 글썽였다. 감동의 눈물이라기보다는 내 자신을 추스르는 반성의 눈물이었다. “당장 눈앞의 욕구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하기 위해 자신의 가장 눈부신 시절을 기꺼이 견딘 사람이 바로 청춘을 가장 성공적으로 보낸 사람”이라고 하는 부분을 읽어 갈 때는 지난 교직 생활이 생각나 가슴이 움찔했다.
한 때 유행했던 TV프로그램 중에 ‘만약에?’를 주제로 하여 이 길과 저 길을 선택한 시점에 따라 삶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재구성하여 방영한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일순간의 선택의 기로에서 자신의 판단에 의해 삶이 극단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하였다. 프로스트의「가지 않는 길」에서처럼 ‘만약에 내가 교사의 길이 아니라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면?’ 불현듯 책을 읽어가며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역사와 인생에는 가정이 없다지만, 지난 날 그 TV프로그램처럼 두 길 모두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충동은 사라지고 현재의 길을 선택하여 지금까지 트리나포올리스의「꽃들에게 희망을」에서처럼 누군가에 조금이나마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삶을 살아왔다는 생각을 해 보고는 그래도 반은 성공한 삶이 아니었을까 하고 자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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