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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김승옥의 무진기행 독서감상문

목차

Ⅰ. 개요
Ⅱ. 내용 요약
Ⅲ. 감상평

본문내용

공간적으로는 도시와 시골로, 시간적으로는 과거와 현재로 대조되는 두 개의 세계에서 방황하는 주인공 ꡐ나ꡑ가 화자로 등장한다. ꡐ나ꡑ는 이미 성인의 세계에 진입한 성공한 제약회사의 사위이다. 화자가 성인으로 설정되어 있고 이미 사회에 편입된 인물이라면, 외부에 대한 정보양이 어린이 화자보다는 상대적으로 많을 것이며, 또한 작가와의 거리가 가까워 작가의식이 드러나는데 있어서도 상대적인 직접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가지 무진기행에서 주목할 것은 앞에서 분석한 유소년 화자가 등장하는 소설에서와 같이 이미지의 제시가 두드러진다는 점인데, 이것은 공간적인 설정이 이중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과 공간에 있어 이중적인 구조를 가지면서, 화자인 나는 현재시간에서 과거의 시간과 공간들을 끊임없이 끌어들이게 된다. 이렇게 과거를 기억하고 끌어들이는 구조는 생명연습과 닮아있다. 그러므로 화자는 과거와 현재의 긴장관계에 놓이게 되고, 이런 긴장을 지속시키는 방법은 감각적 이미지로 무진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무진에 명산물이 없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恨)이 있어 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女鬼)가 뿜어놓은 입김과 같았다. (무진기행 사상계139, 1964, p.330)
감각적 이미지로 제시되는 공간은 앞에서 분석한 소설들로 유추할 때, 과거의 공간이며, 이데올로기의 억압에 의해 훼손된 사회현실과는 상대적인 자율성을 가지는 곳이다. 무진이 고향이며 동시에 과거의 공간이라고 할 때, 그곳은 乾에서 ꡐ나ꡑ의 과거로서 기억되는 순수의 공간이고, 생명연습에서 추구되는 ꡐ자기세계ꡑ로 상징되는 공간이다.

별들을 보고 있으면 나는 나와 어느 별과 그리고 그 별과 또 다른 별들 사이의 안타까운 거리가, 과학책에서 배운 바로써가 아니라, 마치 나의 눈이 점점 정확해져가고 있는 듯이 나의 시력에 뚜렷이 보여오는 것이었다. 나는 그 도달할 길 없는 거리를 보는 데 홀려서 멍하니 서 있다가 그 순간속에서 그대로 가슴이 터져 버리는 것 같았었다. 왜 그렇게 못 견뎌했을까.(무진기행, p.338)

감각적 이미지로 드러나는 화자의 내면 또는 주인공의 의식이 위의 인용문을 통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도달할 수 없는 우주 저편, 별들의 저편에 대한 동경은 나의 가슴을 터져 버리게 하고 마는데, 이와 같이 나의 내면으로부터 추구되는 순수와 동경의 공간이 바로 무진으로 상징되고 있다. 나에게는 그런 의미에서 무진에서 만나는 인물들보다는 무진으로 간다는 회귀의 모티프가 중요하다. 이런 끊임없는 회귀가 바로 이 단편의 주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