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 소설평]이광수, 무정, 청목, 1918.

소개글

춘원 이광수의 첫 장편소설임과 동시에,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장편소설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니는 작품 『무정』(無情)은 젊은이들을 중심인물로 등장시켜 과도기 조선의 모습을 그려낸 소설이다.
필자의 본 서평을 통하여, 문학사의 획을 긋는 작품인 동시에 많은 비판거리를 안고 있는 이 작품을 보다 세밀하고 섬세한 시각으로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필자의 본 서평은 신소설 `무정`을 다룬 기존의 여러 비평들의 진부함에서 벗어나고자 함에 큰 의의를 두어 작성한 것이기에, 읽는 이의 흥미는 물론이거니와 학습적 효과에도 그 기대에 부흥하리라 짐작한다.
신소설 `무정`에 대한 상투적이고 교과서적인 기존의 평가에서 벗어나, 여러분께 색다른 감상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목차

ꋎ 들어가기: 개요 및 등장인물

ꋏ 『무정』이 과연 본격소설(本格小説)인가

ꋐ 작품 속의 고주(孤舟)

ꋑ 민족계몽을 부르짖는 대일 사대주의자(対日事大主義者)

ꋒ 과도기 조선의 미성숙한 자유연애

ꋓ ‘지나치게 전지적인 작가 시점’과 ‘작가개입의 남용’

ꋔ 인물 간 관계형성의 축, ‘스승과 제자’

ꋕ 민족애(民族愛)를 팔아먹은 반민족주의자(反民族主義者)

ꋖ 끝내기: 『무정』의 한계

ꁴ 참고문헌

본문내용

ꋎ 들어가기: 개요 및 등장인물
춘원 이광수의 첫 장편소설임과 동시에,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장편소설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니는 작품 『무정』(無情)은 이형식, 김선형, 박영채, 신우선, 김병욱 등의 젊은이들을 중심인물로 등장시켜 과도기 조선의 모습을 그려낸 소설이다. 지면(紙面)의 낭비를 막고자 줄거리의 서술은 피하며, 다만 중심인물인 다섯 젊은이의 묘사로서 그것을 대신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이형식은 과도기의 전형적인 지식인으로서 근대적 인간형으로 설정되었으며 결정적으로 작가 춘원을 대변하고 있음이 큰 특징이다. 김선영은 김 장로의 딸이며 과도기의 한 신여성으로 묘사되었으며, 박영채는 형식의 은사인 박 진사의 딸이며 형식과 어릴 때 정혼한 전형적인 구여성으로서 봉건시대의 인습에 희생되고 후에 신여성으로 이행해가는 입체적인 인물로 설정되었다. 신우선은 형식의 친구이고 신문기자이면서 내일을 투시하려는 지향적 의지를 지닌 인물로 묘사되었고, 김병욱은 자유분방한 생활태도를 가진 전형적인 신여성으로 설정되어, 소설 속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영채의 마음을 돌려 그녀를 다시 삶으로 인도하고 정신적인 감화를 주며 일본으로 음악공부를 하러 가게 하여 영채를 신여성의 모습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소설 속에서 이들 인물들의 각각의 삶들은 ‘욕구⇒좌절⇒성취’의 갈등구조로 작중 현실이 전개되어 가고, 더 나아가 이는 소설의 전반적인 흐름의 구조를 형성한다.

ꋖ 끝내기: 『무정』의 한계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무정』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장편소설로서, 서술의 구체화, 전통적 주제인 권선징악에서의 탈피, 문어체에서 벗어나 구어체에의 접근, 인물의 섬세한 심리 묘사, 스토리 중심이 아닌 플롯 중심의 전개 등의 특징을 지녔다. 그러나 반면에, 민족에 대한 시혜적 태도 및 섬세하다 못해 지나치게 노골적인 심리묘사 등이 아쉬운 점이다. 또한, 짜임새 있는 플롯과 장황한 스토리 전개와는 일관성과 통일성이 다소 결여된 결말이 온다는 점으로써 소설의 가치를 반감시키는 한계를 가진다.

참고 자료

구인환, 『이광수 소설연구』, 삼영사, 1983.
반민족문제연구소, 『친일파99인』3권, 돌베개, 1993.
정운현,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 개마고원,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