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결혼은 미친짓이다(이만교) 감상문
- 최초 등록일
- 2005.03.31
- 최종 저작일
- 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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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스테이크와 함께 맥주를 시켰다. 어쩌면, 하고 나는 다시 생각을 이어 나갔다. 서른을 넘긴 평범한 인생이란, 시나리오는 이미 다 씌어져 있고 다만 배역을 캐스팅하는 일만 남은 나이인지 모른다. 그녀 말대로, 그것이 비록 뻔히 내다보이는 상투적 레퍼토리일지라도 배역이 누구냐에 따라 재미가 달라질지 모른다는 기대만 남아서, 이렇게 만나보고 있는 건지도.
<마시겠어요?> 내가 술을 권하자, <술 잘 못해요> 그녀가 사양했다.
<맥주 정도는 괜찮지 않아요?> 한번 더 권하자,
<그러면 딱 한 잔만 할게요> 마지못해 하는 동작으로 그녀가 술을 받았다.
가볍게 잔을 부딪친 그녀는 그러나 단번에 비웠다.
<와, 잘 마시네요?>내가 감탄을 건넸다.<오늘따라 참 다네요>
중략
이제 그녀는 서너 잔은 쉽게 받아 마실 것이다. 나는 장담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계속해서 나는 감탄을 보낼 것이다. 너무나 단조로운 그래서 집중해서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내키지 않는 <맞선>이라는 통속극!
중략
그래, 어쩌면 이대로 전형적인 맞선 절차와 예의를 밟아간 다음 이 여자와 결혼해 버려도 괜찮을 거다. 앞으로 육 개월 정도 더 예의와 인내심을 갖고 <건전한 교제>라는 형식 절차를 거친 다음 별다른 흠이 없는 한 적당한 순간에 청혼하고, 그러면 그녀는 형식적으로 며칠간을 망설이겠지만, 내가 조금 더 적극적인 태로를 보인다면 결혼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 통속물 제1막의 대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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