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에드가 엘런 포우의 「모르그가의 살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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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 엘런 포우라는 작가의 이름을 이 소설에서 만났을 때 나는 우선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내가 초등학교 졸업반이었던 시절 아버지의 시집에서 그의 이름을 벌써부터 봐왔던 터였기 때문이다. 어렸던 나는 그의 시 「에너벨리」를 접하고 꽤 감동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포우의 시는 한편의 슬픈 동화 같은 이야기로 짜여져서 그 당시의 나에게조차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편안한 시였다. 그때 나는 몇 번이고 꽤 호흡이 길었던 그 시를 읽고 또 읽었었다. 이 아련한 내 기억의 한쪽 편에 자리 잡은 포우란 시인을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단편추리소설로 다시 만날 수 있다니. 이 야릇한 기분이 작품을 읽기 전부터 포우가 추리소설의 세계로 나를 데려가는 듯한 들뜬 감정을 가지게 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의 친구쯤 되는 ‘나’의 서술에 의해 전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나’는 주인공인 뒤팡씨와 몽마르트가의 도서관에서 친해지게 된 뒤 그의 냉철한 판단과 분석력, 지식에 많이 감탄하게 된다. 작품 속에서 뒤팡씨는 탐정으로 등장한다. 그래서 직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서술자인 ‘나’가 감탄할만한 능력이 뒤팡씨에게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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