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와 시
- 최초 등록일
- 2005.01.18
- 최종 저작일
- 2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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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시/ 저녁에/ 별(류시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미시령 노을/ 못자는 밤/ 별(안도현)/ 밝은 별이여, 나또한 너처럼/ 별(빅토르 위고)
본문내용
<저녁에-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저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우리 은하의 별의 개수는 약 100만개란다. 그렇다면 전 우주의 별의 개수는 몇 개일까. 약 100만개의 별과 마주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라면 전 우주에 깔린 별과 마주치는 것은 확실히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수 많은 별중 하나와 마주칠 확률은 백만분의 일보다도 더 작다. 현재 지구의 인구는 약 60억명이다. 속된 말로 거리에 나갔을 때 발에 채이는 것이 사람이다. 사람이 물만큼이나 흔한 존재가 되었다. 그 흔하디흔한 사람들 중 하나와 마주칠 확률은 육십 억분의 일이다. 그렇다면 ‘그 별’과 ‘내’가 마주칠 확률은 얼마가 될까. 두개의 수치를 곱하면 될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제로에 가까울 것이다. 그런데도 그 별과 내가 서로 마주보고 있다. 불가능을 가능케할 만큼의 어떤 위대한 인연의 힘이 작용했음이 분명하다. 그 순간, 그 별과 내가 마주보고 있을 때만큼은, 서로에게 있어서만큼은 적어도 그 별은 별이 아닌 ‘너’이고 나는 사람이 아닌 ‘나’이다. 같은 원리가 사람사이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지금 이 순간, 옆의 사람이 한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밤은 깊어간다. 너와 나, 우리는 밤 속에서야 비로소 만날 수 있고 서로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낮의 밝음은 우리의 눈을 현혹시킬 뿐이다. 그리하여 밤이 깊어갈 수록 너와 나 사이에 정은 깊어만 간다. 하지만 슬프게도 우리는 영원할 수 없다.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질 운명이고 너는 밝음 속에 사라질 운명이니까. 각자가 갈 길은 이미 정해져 있다. 다만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기를 기약할 뿐이다. OO야, 우리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까.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