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직의 <혈의 누> 감상문 - 근대화vs전통 / 계몽vs친일

소개글

이인직의 <혈의 누>를 읽고 쓴 감상문입니다.

목차

1. 근대화를 위해 전통은 제거해야 하는 대상인가?
2. 계몽인가, 친일인가?
3. <혈의 누>의 의의와 한계

본문내용

‘최초’, ‘신(新)’, ‘효시’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이인직의 소설 <혈의 누>는 고전소설과 현대소설 사이의 과도기적 성격과 양식을 가진 최초의 신소설로 잘 알려져 있다. 신소설하면 떠오르는 것은 교육을 통한 계몽을 주제로 한다는 것이다. 계몽이란 사람을 일깨우는 것인데, 20세기 초반에 조선의 민중을 일깨우기 위한 교육은 어떤 것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신소설은 확대된 장면 묘사, 근대적 사상과 문물의 도입, 풍속의 개량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읽은 <혈의 누>에는 이러한 특징들이 잘 나타나 있어서 막연하게 알고 있던 신소설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또한 작품에서 제시되는 신교육사상, 자유연애 등의 주제와 함께 나타나는 기성세대와 전통에 대한 작가의 비판의식, 나아가 사대주의적 성향은 나로 하여금 작가 이인직이 당대에 왜 <혈의 누>와 같은 작품을 창작했고, 왜 비판을 받아 마땅했는지에 대해 깊게 알아보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1. 근대화를 위해 전통은 제거해야 하는 대상인가?

<혈의 누>의 정확한 내용은 몰라도 <혈의 누>가 계몽과 근대화를 강조하는 소설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작가는 <혈의 누>에서 문명에 대한 긍정과 근대화에 대한 의지를 표출하는데, 문제는 그 방식이 전통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을 기반으로 한다는 데에 있다.

<중 략>

<혈의 누>가 연재된 1906년의 사회상을 볼 때, <혈의 누>에 표현된 일본에 대한 미화는 국민들로부터의 반감을 사고 작가의 친일 성향에 대한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내가 <혈의 누>의 시작 부분부터 인상을 쓰기 시작한 것은 ‘청일 전쟁’을 ‘일청 전쟁’으로 표기한 것 때문이다. 물론 내가 중국을 일본보다 선호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과 일본 모두 조선에 대한 지배권을 확립하기 위한 전쟁에서 일본을 미화한 것은 내게 큰 불쾌감을 주었다.

참고 자료

Nakajima Kenji, 이인직의 문명의 이념과 신소설 혈의 누(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2012), pp5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