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나의 문화 답사기
- 최초 등록일
- 2003.06.05
- 최종 저작일
- 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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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책에서 뼈저리게 느낀 한가지 사실은 '아는 만큼 느낀다'는 것이었다. 설사 내가 지은이의 경로대로 모든 유산들을 만나본다 한들 이런 멋있는 책이 나올 수 있을까? 경주는 날마다 달마다 수천 수만의 사람들이 거쳐가건만 지은이의 반만큼의 감정이라도, 반만큼의 생각이라도 안고 돌아오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전혀 모르는 사람이 텔레비젼에 나올 때는 그냥 나오는 줄 알고 지나치게 되지만 잠깐이라도 안면이 있던 사람이 텔레비젼에 나오면 '이 사람 나 아는 사람이야!'하고 소리를 지르며 지켜보게 된다. 비슷한 원리일 것이다. 절의 구조와 건축 양식, 시대적 배경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볼 때는 동네 절 집과 감은사가 다르게 보이겠지만 우리 문화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볼 때는 뭐가 틀린지 느낌밖에 잡을 것이 없는 것이다. 경주로 수학 여행을 갔을 때는 버스에서 잠만 자던 내가 이 책을 읽고 첨성대를 좋아하게 된 것도 아마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는' 원리에 의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 책이 꼭 학문적 지식만을 담고 있어서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았던 건 문화재를 보는 지은이의 따뜻한 시선이었다. 이런 마음이 있었기에 이렇게 해박한 지식을 갖게 되었겠지만 문화재에 대한 지식보다도 지은이의 아끼는 마음이 훨씬 큰 듯하다. '남산 불곡의 감실 부처님'이야기에서 지은이의 이러한 마음이 잘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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