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론]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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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소설의 정의가 타락한 세계에서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이야기라면 이청준의 장편 `당신들의 천국`은 이러한 소설의 정의를 잘 나타내주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이청준의 여러 단편들을 보았지만 `당신들의 천국`만큼 인상깊었던 소설도 없었던 같다. 장편이라는 구조 자체가 복합적인 시선과 인물을 창조하는 것이라는 특성도 있어서도 그렇겠지만, 이 작품만큼 진지한 고민을 던져준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이 작품이 격동의 70년대와 80년대에 읽혀진 만큼 속류 유물론자들의 비판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당신들의 천국`이란 제목에서도 암시하듯이, 속류 유물론자들의 혁명을 비웃음으로 바라보는 반동의 소설이라는 느낌을 충분히 주기 때문이다. 너희들이 말하는 그런 천국이란 `당신들의` 천국에 불과하다는 비웃음. 하지만 이런류의 비판은 이 작품이 갖는 여러 가지 함의에 맞추어 본다면 정말 억울한 비판이요, 표층적인 비판에 지나지 않는다. 경도된 속류유물론은 이제 사라질 때가 되었다. 추악한 극우의 모습이나 이러한 속류유물론자들은 그야말로 종이 한 장의 차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속류 유물론자의 독법으로 저주받은 이 글은 새 시대의 다시 평가되어야 한다. 21세기를 맞이한 새로운 진정한 가치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 훌륭한 소설이 주는 진정성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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