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 최초 등록일
- 2011.12.29
- 최종 저작일
- 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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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2011년도 상반기에 비둘기를 주제로 쓴 개인 자작수필.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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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비둘기
강의를 다 듣고 집에 가는 길. 후문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반대편 보도에서 비둘기 한 마리가 겁도 없이 차도로 내려온다. 비쩍 마른 모습을 보니 먹이를 찾아 내려간 듯 했지만 마땅히 부리질도 하지 않는 것을 보아 그것도 아닌 듯하다. 무엇이 그를 차도로 내쫓은 걸까.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우습지만은 않다.
집 주변에 비둘기가 엄청나게 많던 어릴 적엔 비둘기에게 과자를 뿌려주는 것이 그렇게 재밌었더랬다. 그저 과자 몇 개 던져놓으면 어느새 비둘기 여럿이 모여와서 열심히 과자를 쪼던 모습이 무척이나 신기해서 과자 한 봉지를 다 비둘기에게 주어 버렸던 기억도 난다. 그 당시 비둘기들은 푸둥푸둥 살이 올라 아무리 내쫓아도 잘 날지도 않고 제 딴엔 잽싸게 뒤뚱뒤뚱 걸어 다녔다. 친구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놀 때면 비둘기들도 잡담을 나누는지 놀이터 한구석에 여럿이 모여 있었다. 어쩌면 비둘기들은 항상 우리와 함께 놀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초등학생 때였다. 그 날도 놀이터 주변에 비둘기 한 마리가 누워있었다. 나는 그때까지 누워 있는 비둘기는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비둘기가 자는 줄 알고 신기한 마음에 다가섰다. 비둘기는 나를 봤는지 잽싸게 일어나서 달아나려 했지만 버둥거리기만 할 뿐, 날지도 걷지도 못했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비둘기 다리에 실이 묶여있었다. 사실 실은 그냥 묶여있었던 게 아니라 비둘기의 다리를 거의 잘라내고 있었다. 비둘기는 마구 퍼덕거렸지만 나는 그 비둘기를 치료해주고 싶은 마음에 얼른 낚아채어 두 손으로 들었다. 그러나 어린 나는 비둘기를 어떻게 해줘야 할지 알지 못했다. 그 사이 친구 한 명이 다가오기에 나는 비둘기의 상태를 말해주고 비둘기를 어디로 데려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친구는 내게 아파트 단지의 비둘기 아저씨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비둘기에게 밥을 주고 게다가 아프면 치료도 해주는 아저씨가 있었던 것이다. 나는 친구와 함께 비둘기를 데리고 그 아저씨의 집으로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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