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비현실, 위화의 [어떤 현실]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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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비현실, 그리고 《어떤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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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리는 유대인 학살에 대해서, 혹은 천안문 사태와 문화대혁명, 혹은 9.11테러에 대한 인간의 잔혹성을 외부인으로써 배우고 느껴왔다. 이러한 외부인으로써의 위치는 이런 것들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마비시켜왔다. 가까운 사람이 그 일들을 당하지 않은 이상, 언제나 외국인으로써 외부인 그 이상에 지나지 못했기 때문에 마치 살인과 죽음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 느낄 법한 마비 상태에 빠져있게 되었다. 내 일이 아닌 이상 어디까지나 남의 일이었고 그렇기에 느끼는 순간적인 경악스러움은 더 거대해지고, 이 일련의 인류가 겪었던 잔혹한 사건들에 대한 관심은 쉽게 사라져버렸다. 생존자들이 인터뷰를 하고 책을 쓰고, 몇몇 사람들이 목소리 높여 잊으면 안 된다고 외쳐 데고, 영화가 나오고, 다큐멘터리로 제작이 되어도 집단학살, 혹은 테러 등의 괴로운 참사들은 우리를 스스로 마비시키게 하였고 마비되어야만 참아낼 수 있는 일들이었다. 처음 위화의 《어떤 현실》을 읽으면서 소설 속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아들의 시체를 침대에 눕히던 아비처럼 그때 느꼈던 감각의 마비를 나는 다시 느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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