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뷰티의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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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나오는 빨간 장미잎은 바로 아메리칸 뷰티의 상징이다. 좁은 의미로 보면 장미잎은 '섹스'로 해석된다. 즉, 장미잎의 곡선과 빨간 이미지엔 섹스의 쾌락, 자극성, 열정이 함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케빈 스페이시의 섹스 환타지신에 시종일관 장미잎이 등장하는 것으로도 확인된다. 그러나 보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장미잎은 단순한 섹스만이 아닌, 물질적 성공과 부, 명예 등을 포함하는 '외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현기증이 나도록 빨갛고 자극적인 장미잎은, 끝없는 부, 끝없는 권력, 끝없는 섹스의 쾌락을 갈망하는 현대사회의 대중들의 지향점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아메리칸 뷰티-위대한 미국의 아름다움-에 다름아니다. 이것은 케빈의 아내 캐롤린이 부동산업의 흥성을 기원하며 장미를 꽃아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장미잎은 죽음을 상징한다. 즉, 끝없는 외적 가치의 추구 - 무분별한 섹스, 마약, 폭력, 불륜의 끝에 도사리고 있는 가족과 사회의 파멸-을 상징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아메리칸 뷰티에 나오는 장미잎은 유난히 빨갛다. 그것은 피만큼 빨갛다. 그렇다. 아메리칸 뷰티의 장미빛은 피빛이며, 그것은 궁극적으로 나아가 외적 가치의 무분별한 추구로 인해 야기되는 파멸-피-를 상징하는 것이다. 이것은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도 확인되는데, 이는 나중에 언급하도록 하겠다. 이처럼 '아메리칸 뷰티'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장미 하나에도 이처럼 고도의 예술적 기법을 동원하여 함축적인 의미를 담아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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