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말을 찾아서(Looking for a Horse)』는 섬세한 감수성으로 소설의 미학적 특성을 뛰어나게 성취한 작품이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연상시키면서 이야기에 ‘노새’가 등장하는데, 작가 이순원은 이와 달리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맺음과 그에 따라 어른으로 한층 성숙해가는 아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었다. 생명을 존중하는 작가의 의식이 그대로 투영된 아름다운 소설이다.
‘나’는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대한 원고를 써 달라는 청탁을 받지만 어린 시절의 고향에서의 기억으로 썩 내키지 않는다. 어린 시절 ‘나’는 ‘은별’이라는 이름의 노새를 끄는 당숙의 양자가 된다. 자식이 없는 당숙과 당숙모는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정성을 기울이지만 ‘나’는 노새를 끄는 당숙이 부끄러워 양자가 되길 거부한다. ‘나’의 완강한 저항에 당숙은 집을 나가고 ‘나’는 봉평까지 찾아가 당숙을 만나 ‘아부제’라고 부르기로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