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단단한 외피- 천운영의 『바늘』을 읽고 -

소개글

천운영의 '바늘'에 관한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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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바늘』은 말을 제대로 못하는 여자 문신사 이야기와 그녀의 어머니 이야기가 겹쳐져 있다. 한복 만드는 일을 하던 어머니가 출가(出家)하면서 고아나 다름없이 세상에 버려졌던 '나'는 이제 바늘로서 사람들의 몸에 문신을 새겨주게 된다. 바늘은 출가하기 전의 어머니가 옷감에 수를 놓는 수단이었지만, 이제는 여자가 육체에 수를 놓는, 곧 문신의 수단이 되었던 것이다. 여린 옷감을 아름답게 수놓던 ‘바늘’이 그 목적지를 육체로 바꾸면서 피의 냄새와 인간의 감성이 녹아 들어가는 하나의 매개체로, 사람에게 힘을 주는 하나의 도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화자인 문신사 '나'는 문신을 새겨 넣는 작업을 통해 인간의 운명과 영혼까지도 바꿔 놓겠다는 일념을 가지고 있다. 그도 그럴만 한 것이 문신은 것으로 표현해내는 위압감, 상징성 말고도 '자기 위안적 측면'을 다분히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인간은 겉모습에서 자신감을 얻고 그로 인해 자신의 행동에도 자신감이 생길 수도 있다. 불량학생들이 학창시절 교복을 단정치 못하게 입거나 신발을 꺽어신음으로서 자신들을 나타내려 했듯이 문신 속에도 그러한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는 것이다. 문신을 몸에 나타내고 있는 자는 그 문신이 자신을 나타내는 상징물처럼 여기게 되고 그 문신으로 말미암아 '부적'과 같이 믿음을 갖고 생활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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