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예우와 관료 사법에 대한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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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를 이야기하자면 그 근원이 되는 대한민국 사법의 관료적인 면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여야 한다. 흔히 대한민국의 법원 조직을 영미식 법조 일원 시스템에 비교해 대륙식 경력 법관 시스템, 즉 관료적 직업 법관 체제라고 본다. 그러나 그와 같은 설명은 대한민국 법원 조직의 본질에 결코 부합하는 설명이 아니다. 대한민국 법원 조직은 영미식 법조 일원 시스템이나 대륙식 경력 법관 시스템이 아니라 오히려 양자의 잡종, 그것도 양자의 우수한 점들이 아니라 양자의 취약한 점들만을 모아 놓은 불량 하이브리드 관료 사법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법원 조직은 개업 변호사가 되기 위한 수련 과정으로 판사직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대륙식 경력 법관 시스템의 왜곡된 변형이며, 판사직이 아니라 변호사직을 법조일원화의 귀착점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영미식 법조 일원 시스템의 기형적 수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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