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 서사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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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예술의 순수성과 추구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라는 거대한 주제 속에 인간의 욕망과 도덕사이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담아낸다. 작곡가 구스타프 아센바흐(더크 보가드)는 병약해진 몸 때문에 베니스의 리도로 요양을 가서 아름다운 소년 타지오(비요른 안데르센)에게 첫눈에 반하고, 리도에 전염병이 도는 것을 알게 되지만 도망치지 않고 타지오의 환상을 보며 베니스의 해변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영화에서 구스타프의 시간은 순차적으로 흘러 가다가 친구 알프레드와의 대화, 에스메랄다와의 기억, 아내와 딸과의 행복했던 기억 그리고 딸의 죽음이 플래시백으로 나온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구스타프의 정신이 온전치 않아지자 전염병을 타지오 가족에게 알리는 것과 타지오 가족의 뒤를 쫓는 것 그리고 불결해진 그의 음악이 모욕 받는 등 그의 환상이 뒤에서 등장한다. 결국 그의 환상과 현실을 관객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뒤섞이고, 그의 비참해 보이지만 만족스럽게 보이는 죽음이 마지막이 된다.

구스타프만이 이야기의 주체이고 나머지 모든 인물들이 도구적으로 사용된다. 그의 사랑인 타지오마저 그의 온전한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지 않고 그저 구스타프의 비너스로서 존재한다. 카메라 또한 시선으로만 그를 담아내지 그의 감정이나 대사를 담아내고 인과를 그리지 않는다. 구스타프의 예술관에 반대하며 계속 설득하는 친구 알프레드, 과거에 잃은 사랑인 딸과 지속적으로 자신의 편이 되는 아름다운 아내, 과거에 한번 타지오처럼 흔들렸던 상대인 창녀 에스메랄다. 모두가 성격과 욕망이 드러나지 않고 구스타프의 상징적 존재로서 이야기에 함께한다. 관객이 이해해야 하는 인물을 감독은 오직 구스타프에게만 한정 짓고 그의 감정 선과 몸 상태로 모든 영화의 형태가 변화한다.

베니스의 탐욕적이고 이기적인 호텔 종업원들, 뱃사공 그리고 악기 연주자까지 구스타프가 휴가에 와서 리도에서 겪는 감정은 초반에 역겨움 뿐이다. 그의 표정은 한결같이 불편하다. 영화는 그 외의 인물들을 희화화 시키고 구스타프만이 온전한 정신을 가진 이처럼 표현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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