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동양철학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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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습지만 많은 참고문헌 중에 이 두꺼운 책을 고른 이유는 순전히 표지 때문이었다. 깔끔한 구성과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왜 동양철학인가. 한 학기 동안 유학을 배우고 그 가치에 대해서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지만 기본적인 그냥 직관적으로 옳은 명제로 느껴질 뿐 누군가에게 설명 해줄 때 '왜'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을 만큼의 이해였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학뿐만 아니라 전체적 동양 철학에 대해서 말하는 이 책은 수업 내내 배우고 강조해왔던 '지금 바로 여기' 즉 현실과 철학의 관계를 얘기한다. 둘은 불가분의 관계, 서로에게 필요충분조건인 것이다. '동양철학이 객관적 추상적 진리가 아니라 주관적 구체적 진실을 전해주고 있다'는 저자의 말은 내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보이지 않는 가치를 두고 그것을 닦고 지켜나간다는 것은 분명 추상적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너무도 당연하게, 단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이 그저 직관적으로 받아들여 왔던 것을 한 문장으로 뒤집어버리는 그의 말은 마치 내게 일갈과도 같은 느낌을 주었다. 정말로 철학은 그 효용 및 평가에서의 기준을 체계성과 일관성이 아닌 적실성과 유효성에 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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