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편제>를 보고
- 최초 등록일
- 2001.10.31
- 최종 저작일
- 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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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길들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고 또 가장 길었던 부분은 약장수와 싸우고 갈라선 뒤 유봉 일가가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내려오는 오솔길이다. 왠지 척박해 보이면서도 한국적 은은한 미를 물씬 풍기는 길이다. 완만하게 내려오는 길가와 대조를 이루듯 돌담이 연결되어있는데. 감독은 이러한 배경을 이용하여 유봉 일가의 험한 인생살이를 표현한 것 같다. 길을 그들의 인생사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인생 그 자체가 한의 근원일 것이다. 유봉은 떠돌이 소리꾼으로 이미 좌절한 인생을 살고있고, 애들은 부모가 다 없는 고아들이다. 게다가 소리꾼은 엄청난 가난 속에서 살 수 밖에 없으니.... 한은 곳 인생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평생을 한으로 살아온 이들의 표정은 이 장면에서만은 그다지 어두워 보이지 않는다. 아마 내려오는 길에 부르는 진도아리랑의 영향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방금 전에 일자리를 잃고 말싸움을 하기도 했지만, 그러한 스트레스, 다르게 말하면 한을 진도아리랑을 통해서 흥을 돋구어 풀려고 한다. 물론 노래 한 자락이 당장 이들에게 돈이나 일자리를 떨어 뜨려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노래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다. 어쩌면 이 느리고 답답할 수 있는 판소리를 함으로써 이들은 너무나도 힘들었던 인생 = 한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것이다. 더나아가 한은 그녀로 하여금 소리의 깊이를 더해주는 재료로 사용되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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