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리건들이 들이닥치는 듯 한 맹렬한 소음 때문이었다. ... 훌리건의 전생을 지닌 이 냉장고는 남달리 강한 발언권을 가진 채 태어난 것이다. 이 소설의 매력은 바로 이런 상상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 -이 냉장고의 전생은 훌리건이었을 것이다.―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이야기 일까? 하지만 좀 더 내려가면 더욱 자세히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 말해준다.
훌리건의 전생을 지닌 이 냉장고는 남달리 강한 발언권을 가진채 태어난 것이다. 어쩌면 이 남자는 유달리 목청이 크고 괄괄한 성격의 소유자였을 것이다. ... 냉장고의 전생은 훌리건이었을 것이다. 아마도 그랬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즉 1985년 4월 벨기에의 브뤼셀이다. 리버풀과 유벤투스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 다혈질의 훌리건은 냉장고로 태어나고, 냉장고에 갇힌 세계들에 대해서는 화자는 다음에 따뜻하게 대해줘야지, 라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아주 나쁜 것도 선한 것도 없다.
주인공은 냉장고에 하나의 전생을 붙여주는데 브뤼셀에서 담장에 깔려 죽은 훌리건이었다는 것이다. ... 여기서 이러한 생각은 순전히 주인공의 생각일 뿐이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주인공의 가정이 사실이라는 믿음을 주어서 어느새 독자들은 전생에 훌리건이었던 냉장고를 마주하게 된다.
[관련기사] 인터넷 ‘정치 훌리건’ 설친다 85.매스티지(Masstige) '대중(Mass)'과 '명품(Prestige product)'을 뜻하는 단어를 조합한 신조어. ... 훌리건이란 축구장에서 난동을 일으키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그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1960년대초 영국의 실업자와 빈민층이 당시 정권의 사회복지 축소, 빈부격차 심화등에
바로 훌리건 때문이다. 독일은 훌리건에 대해선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러난다. ...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체포된 영국의 훌리건 그룹들 중에는 교사나 의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훌리건의 폭력적 행위가 특정한 사회적 모순과는 무관하게 폭력을 위한 폭력, 혹은 민족적 우월주의에 근거한 집단 파시즘의 정점은 85년 헤이셀 경기장에서의 비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