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62년 10월 15일, 소련이 미국해안에서 불과 80마일 떨어진 쿠바에 미국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중거리 핵미사일 기지를 건설 중인 것이 발견됐다. 그로부터 10월 28일 소련이 미사일 철수를 선언하기까지 13일 동안은 인류가 핵시대에 들어선 이후 핵전쟁의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때였다.이 책은 그 극적인...
21세기를 살고 있는 오늘날 세계 각국은 기본적으로 평화로운 공존 체제 하에 각종 분야에서의 협력을 맺으며 상호교류의 정세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화적 기조의 등장은 역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지금까지 수 천 년의 세계사 중 최근의 4~50년의 경향에 불과하다.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전쟁은 자기 집단의 기득권 강화라는 단순한 일면에서만 보더라도 필수불가결한 요소였으며 어느 시기의 어느 지역에 가도 크고 작은 전쟁이 존재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1962년의 쿠바 미사일 사태는 단순한 전쟁 당사자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인의 목숨을 담보로 한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무후무한 케이스였다. 과학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개발된 대량학살무기인 핵무기가 지구 곳곳에서 발사되어 전 지구적인 파멸을 초래할 수 도 있었던 전쟁사 중에서 가장 최악의 사태였던 것이다. 그 상황에서 미국과 소련은 각각의 입장에 있어 최선의 결정을 통해 상황을 전개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 있어서 `최선의 결정`은 과연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인가에 대해 우리는 막연히 국가가 개별적 단일체라는 입장에서 `미국은 이러이러했다.`, `소련은 이러이러했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 있어서의 정책결정 과정은 실제로 그렇게 단순하게 볼 만한 것이 아닌 복잡한 일련의 프로토콜이이다.
제 1장- 제 1모델: 합리적 행위자
우리는 주어진 상황과 전략적 목표에 비추어 특정한 행동이 합당하다고 선택하는 논리를 재구성함으로써 국제문제를 분석한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론가들도 국제문제를 설명하는 방식은 매우 닮았다. 이들 모두에게 있어 설명의 대상은 행동, 즉 목적지향적 행위다. 그리고 그와 같은 행동을 하는 주체는 국가, 즉 중앙 정부이며 행동은 전략적 문제에 대한 계산된 해법으로서 선택된 것이다. 그와 같은 행동을 설명하는 방법은 정부가 추구하는 목표를 밝히고 그 당시 상황에 비추어 그 행동이 목표를 추구하는 합리적 선택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합리적 행위자 모델의 핵심이다.
합리적 선택으로서 행동은 네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목적이다. 몇 가지 주된 목표에 초점을 두고 그들을 조합하여 분석한다. 두 번째는 목적을 달성하는 행동들이 선택지를 구성하는 대안이다. 세 번째는 선택지에 포함된 행동을 취할 경우 초래되는 결과이다. 네 번째는 선택이다.
제 2장- 쿠바 미사일 사태: 제1 화
1962년 소련이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쿠바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일정규모의 병력과 대량의 무기를 쿠바에 반입한 사실이 있다. 반입한 무기에 핵무기가 포함되어 있던 사실은 미국에게 충격이었고 이후 소련의 의도에 대한 네가지 가설이 도출되었다.
첫 번째 가설은 쿠바의 방위를 도와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미사일 배치로 쿠바의 방위가 목적이었다면 그 목적을 달성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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