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의 다채로운 연구 주제와 다양한 연구 방법론들은 ‘새로운 역사’를 주창하고 있는 새로운 역사가들이 역사와 인간을 바라보는 눈이 얼마나 혁신적인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전공 영역과 국적을 허물고 국제적인 대가들로 팀을 이루어 작업한 방식도 지식의 교류와 소통의 새로운 장을 보여주는...
어릴 적, 부모님께서 사주신 전집들 중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위인전과 세계사, 그리고 한국사였다. 컴퓨터도 텔레비전도 그리 발달하지 못한 시절이라 책은 내 일과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아이들이 읽기 쉽게 그림을 곁든 역사책들과 위인전을 읽는 것은 꽤 즐거웠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문제는 이 책들이 역사를 제시한 방법에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책이어서 그랬는지, 역사책도 위인전도 사건의 인과관계를 뚜렷이 밝히려 하기보다는 유명한 사건들 위주로 드문 드문 에피소드를 전개해 나가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도 나는 빽빽한 연표 위의 사건들을 외우는데 급급했을 뿐 그것이 왜, 어떤 가치관이나 사고 방식을 토대로 발생했는지는 기계적인 대답 외에는 안중에 없었다. 물론 수능 준비로 가뜩이나 포화상태에 이르는 머릿속에 그걸 받아들일 여유도 되지 않았기 도 했지만. 그래서인지 내 기억 속에서 역사는, 한동안 어떠한 흐름이라기보다는 지극히 단편적이고 편향적인 사건들을 나열하는 부류의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책에서 다루는 것은 크게 출생, 결혼, 죽음 등과 같은 개인사에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부터 사적인 공간들에 대한 것들 그리고 여가에 관한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를 연대기적으로 서술하고 있어서 독자들로 하여금 개인의 생활이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변모해가는 지도 보여주고 있다. 그럼으로 이 글을 서술함에 있어서도 연대기적으로 책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서술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로마의 사생활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귀족들은 풍요로운 생활이다. 폼페이나 기타 로마와 관련된 서적, 혹은 영상물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로마인의 사치로 가득한 생활이기 때문이다. 연회의 모습, 그리고 목욕이나 콜로세움과 같은 곳에서 이루어지는 검투사 경기 등은 로마인들이 얼마나 유희적이고 향락적인 생활을 하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었다. 이 책에서도 이러한 로마인의 사치로 가득한 생활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서술이 다른 여타의 책이나 영화 등과 비교해 보았을 때 다른 점은 다른 책들이 이러한 로마귀족의 사치를 로마멸망의 한 원인으로 상정하고 이를 비판하는 데 비해 이 책에서는 이러한 로마귀족의 사치를 이념적 측면에서도 접근하고 있어서 흥미롭다.
사생활을 이해하는데 있어, 그 사생활의 양상이 드러난다고 여겨지는 장소를 연구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연구 대상을 설정한 것일 뿐 이론을 제시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고대의 폐허가 시사하는 바를 이해하려면 사생활에 대한 최소한의 이론적 근거가 필요하다. 우선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가 있었음은 분명하다. 고전 그리스 시대의 도시에서는 개인 주택의 규모와 장식이 극
히 소박했다. 모든 웅장함과 사치는 공공 분야 , 즉 도시만이 누릴 수 있다고 생각 되었으며, 그리고 이러한 도시 자체가 개인과 공동체의 융해,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의 합치에 기초를 두고 있었다. 여기서 개인은 자신이 정치적 공동체에 속하고 있다는 사실에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사생활을 누릴 자격을 사진 시민으로서의 신분까지도 그러했다. 헬레니즘 기대에 들어서면 고전 시대의 도시가 위기에 처하면서 변화가 초래되는데, 한마디로 공적인 영역이 줄어드는 대신 사적인 영역이 괄목할 만큼 확대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사생활의 역사에 대한 본격적인 내용소개와 비평에 앞서 저자소개를 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조르주 뒤비는 파리에서 태어나 20세기 최고의 중세사 연구자로 불리 우며 자크 르 고프 등과 함께 3세대 아날학파를 이끌었다. 또한 미셸 페로는 우리나라에서 여성사 연구자들의 대모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며 실제로 저자는 여성사에 관한 학문 활동을 현재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여성운동의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책 내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우리는 저번에 읽었던 「프랑스혁명의 가족로망스」를 통하여 프랑스혁명을 그 당시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통해 접근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도 프랑스혁명에 대한 신선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 ‘사생활’이라는 키워드에 중점을 두고 살펴보아야 하는 책인데, 보통 우리는 사생활이라 하면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느끼고 경험하고 맞닥뜨리게 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조르주 뒤비, 필립 아리에스의 『사생활의 역사』를 읽고
사생활의 역사 독서감상문![[독후감] 사생활의 역사 1 (로마 제국부터 천 년까지)](https://image4.happycampus.com/Production/thumb212/2018/08/01/data21805601-0001.jpg)
독후감 , 감상문 , 서평 , 사생활의 역사 1 , 로마 제국부터 천 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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