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황제부터 시작하여 사마천이 <사기>를 집필하던 당시의 왕인 한 무제까지 각 시기별로 패권을 장악했던 제왕들의 사적을 기록한 <사기 본기>. 각양의 인물들을 호령하고 이끌었던 제왕들의 일대기를 담은 <본기>는 역사의 중심에 인간을 두고자 한 사마천의 역사관이 그대로 녹아든...
동양 역사에 있어 그 처음이자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사마천이 지은 사기일 것이다. 이번 ‘사기본기 12편’는 ‘사기’ 130편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양이지만 이 책속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진시황이나 항우와 유방, 여태후의 이야기가 실려 있 고 중국의 신화와 전설적인 일화도 있어 재미있는 내용으로 넘쳐난다. 또 다른 책 인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는 ‘사기열전’보다는 드라마틱한 장면들이 적고 제왕들의 사적인 내용이 절제된 언어로 실려 있어 그 감동은 덜하지만 천하를 다스린 자들의 넓은 시야와 그들의 통찰력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사기본기를 통해 역사란 전통의 유지와 변화를 통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나아가는 과정이며 이것 없이 역사란 존재의 당위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속에는 항우처럼 좋은 집안을 배경으로 두고서도 방심하다가 결국 패망하고 자결까지 한 경우를 보면서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알 수 있으며, 이에 비해 가진 것 하나 없었으나 ......<중 략>
6p 역사라는 학문과 인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 과거가 현재에 어떻게 작용하고 미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명쾌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절대적인 시공간의 좌표는 극복할 수 없지만, 동일한 행위를 재현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극복할 수는 있다. 역사를 추적하는 가장 큰 까닭이 여기에 있다. 역사를 알고자하는 행위는 곧 인간 활동에 제한하는 시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저항이자 그것에 대한 인식 확대의 과정이다. 나아가 시공간을 초월하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요컨대 사마천은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사이에 놓여 있는 인간의 작용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탐구하고 싶었던 것이다. 특히 과거사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예견함으로써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관을 후세에 남기고 싶어했다.
진시황제 : 문자의 통일, 각국의 화폐가 진의 반량진으로 통일, 진시황이 통일한 천하의 강역은 한반도 남북한을 합친 면적의 15배가 되는 방대한 제국이었다.
사기본기는 사마천이 어처구니 없는 ‘이릉의 화’로 인해 사형을 당하는 대신 치욕스러운 궁형(생식기를 자르는 형)을 당하고라서도 완성에 목매달았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릉의 화’에 대한 일화를 들어보면 정말 어이가 없다. 억울하게 생식기를 잘린 사마천의 심정은 얼마나 비참했을까.
보통 나라의 흥망성쇠와 나라의 정세와 그 역사를 남기기 위해서는 그 당시에 즉위했던 왕을 중심으로 역사서를 편찬하는 것이 가장 정통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사마천은 누가 되었건 시대를 단절시키지 않고 천하대세를 장악하였다면 본기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것이 <사기>의 창조성이자 매력이다. 그래서 실제로 제왕이 아니지만 편입된 인물도 있으며, 제대로된 정치권력을 행사하지 못한 왕은 빠지기도 하였다.
그리고 성학집요에서 나왔던 요임금은 중국건국신화의 황제 헌원의 증손자인 제곡(고신)의 아들이었고, 순임금(우순)은 혈연과는 전혀 상관없이 맹인인 ‘고수’의 아들이였는데 효성이 지극하다고 소문이나 전해들은 요임금이 자신의 딸 2명을 순에게 아내로 삼게하여 그의 행적을 살폈더니 하는 일이든 다 하였고 성과를 내는 모습에 3년만에 후계자로 발탁되어 요임금이 세상을 뜬 후 3년 뒤 왕이 되었던 인물이었다.
<사기>는 본기 12편, 표 10편, 서 8편, 세가 30편, 열전 70편 등 총 130편, 526,500자에 이른다. 이러한 대작을 지은 사마천의 역사관은 전통과 변화야 말로 역사의 기본 틀이며 이것이 없다면 역사란 존재의 당위도 없다는 것, 즉 이 둘이 인류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서주-전국시대-진-한(전한 무제)에 이르는 시기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인간의 활동이 집적으로 일어나는 변화의 흐름이 곧 역사라고 주장하였다. 나는 이 책에서 <여 태후 본기>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사마천은 전한 무제시기를 살았던 사람이고 당시는 대외정복이 상당히 활발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사마천은 무제의 영토확장 정책에 상당히 비판적이었다. 그가 <본기>에서 항우를 본기에 넣고 <고조 본기>보다 우선순위에 두었던 것이 그 예시인데, 그만큼 한 제국의 성립 자체에도 회의적임을 드러냈다. 원칙적으로 항우는 한 고조와의 패권대결에서 패배한 인물이므로 본기에 들어갈 인물이 아니며 들어가서는 안 되지만 사마천이 항우를 본기에 넣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사마천 - 사기본기 2 서평(감상문,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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