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문타스 네크로슈스'. 리투아니아 출신으로 이미 유럽과 동구권에서는 최절정의 인기인이 되어버린 천재 연출가. ... 지금까지는 교활하고 파렴치한 인물로만 해석되어오던 그를 네크로슈스는 전혀 다른 인물로 해석했다. ... 네크로슈스는 대사량을 크게 줄이는 대신 대사의 숨은 의미와 행간들을 확장시켰다. 배우들은 말로서 표현하려고만 하지 않았다.
오필리어에 대한 태도 : 네크로슈스의 햄릿에 등장하는 햄릿의 연인 오필리어는 전통적인 이미지와 가장 동떨어진 캐릭터였다. ... 사랑스런 여인에 대한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며, 네크로슈스가 생각한 사랑스런 여인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는 그 순간부터 왜 이 연극이 ‘셰익스피어의 햄릿’ 이 아니라 ‘네크로슈스의 햄릿’ 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장장 5시간 동안 네크로슈스는 관객과 수수께끼를 즐겼다. 아니, 관객의 입장에선 네크로슈스가 던진 그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했다. ... 하지만, 말로 만 듣던 네크로슈스의 명성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 네크로슈스는 극적 전개의 생동감과 이미지 전환을 위해서는 자연적인 요소를 도구로 많이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