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야 전봇대로 이를 쑤시건 말건. 남이야 뒷간에서 낚시질을 하건 말건. ... 사람들은 그녀, 부네의 아비, 그 늙고 말없는 외눈박이 목수가 어떻게 그의 바람난 딸을 벌건 대낮에 읍내 차부에서부터 끌고 와 어떻게 단숨에 머리칼을 불밤송이처럼 잘라 댓바람에 골방에 ... 자랑스러운 우리의 대 선배님이자, 현대 여성 문인들의 '히로인'인 오정희를 감히 합평하다니. 이는 내세울 것 없는 습작생의 객기였다고 생각한다.
남편은 분노에 못이겨 길거리의 나무를 손으로 몇 대 치는데 생명이 있는 나무를 치는 것 보다 전봇대나 무생물을 쳤으면 한다. ... ‘바람난 유전자’를 보고 1) 감상문 인터넷에 휩쓸리다 보니 텔레비전을 꺼려하게 되고 드라마 또한 멀리 하게 되었다. 단막극을 보게 된다는 것은 좋은 기회였다. ... ‘바람난 유전자’를 보고 수첩에 단어들을 체크해보았다. 많은 단어들을 적게 되었고 나중에 그것들을 보면서 현대에 많은 문제점들 그리고 나의 주위를 다시 보게 되었다.
여자가 혼자서/ 상여 뒤를 따르며 운다/ 만장도 요령도 없는 장렬/ 연기가 깔린 저녁길에/ 도깨비 같은 그림자들/ 문과 창이 없는 거리/ 바람은 나뭇잎을 날리고/ 사람들은 가로수와/ 전봇대 ... 치는 백 리 산길/ 낮이면 주막 뒷방에 숨어 잠을 자다/ 지치면 아낙을 불러 육백을 친다/ 억울하고 어리석게 죽은/ 빛 바랜 주인의 사진 아래서/ 음탕한 농짓거리로 아낙을 웃기면/ 바람난 ... 시대사의 흐름 속에 숨어있는 구체적 삶의 실상을 조명한 작품이들이 주먹을 떠는 까닭을 몰랐다/ 밤이면 숱한 빈 움막에서 도깨비가 나온대서/ 칸데라 불이 흐린 뒷바에 박혀/ 늙은 덕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