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의 역사』는 박성수의 저서로, 총 5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저자는 조선왕조의 임금에서 백성에이르기까지 쉴새없이 벌어진 부정부패에 대한 일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태초부터 깨끗한 나라로 바라봤던 저자의 시선을 따라, 우리나라가 다시 깨끗한 나라, 아름다운 나라로 돌아갈...
연상이
내 취향인데
이제 없어
(야마다 요우, 92세/ 지역 상점가에서 열린 센류 대상 작품)
⋆ 시리즈 누계 90만 부 돌파!
⋆ 일본 전역을 웃음바다로 만든, 가장 잘 팔리는 실버 센류!
‘센류’는 일본의 정형시 중 하나로 5-7-5의 총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를 말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어르신(노인)들의 일상과 고충을 유쾌하게 담아낸 ‘실버 센류’는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의 주최로 2001년부터 매해 열리는 센류 공모전의 이름이기도 하다. 무려 11만 수가 넘는 센류 응모작 중에 선정된 걸작선 여든여덟 수를 추려 담았다.
나이를 먹는 것은 누구나 가는 길을 걷는 일이다. 기쁜 일로만 가득한 건 아닌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고, 울퉁불퉁한 길이지만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란 시의 구절처럼 나이를 먹었기에 보이는 풍경도 분명 있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초고령 사회의 축소판이자 메시지집이다. 독자들이 이 작품을 통해 이른바 실버 세대인 어르신과의 생활을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모차르트를 죽게 했다고?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에서 생을 마친 안토니오 살리에리(1750~1825)는 당대에는 최고 음악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자신의 음악보다 모차르트와의 관계로 더 유명하다. 둘의 관계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계기는 밀로스 포먼 감독의 1984년 영화 다. 영화에서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에 대한 열등감을 안고 괴로워하다가 시기심으로 인해 모차르트를 죽게 한 인물로 등장한다. 그렇게 살리에리는 시기심의 대명사가 되었다. 살리에리로서는 억울할 일이다. 실제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죽게 했다는 건 영화적 각색일 뿐이다. 모차르트는 살리에리뿐 아니라 당대 거의 모든 음악가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타살이 아니라 자연사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니 말이다.
진실이 어쨌든지 간에 영화를 보면서 살리에리에 감정이입된 관객들이 압도적이었을 것이다. 살리에리야말로 우리 같은 사람이니 말이다.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자신은 갖지 못한 그 재능을 지켜보자니 괴롭기 그지없고, 그 소중한 재능을 가진 자가 하필이면 그토록 한없이 경박한 사람이라니 신이 원망스럽고, 자신이 성실하게 쌓아올린 성과들을 빼앗길까 질투심을 느낀 살리에리.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 닥치면 살의까지는 너무 심해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일만 남는다. 《살리에리를 위한 변명》은 억울한 살리에리를 위한 변호이자 살리에리와 다를 바 없는 우리 모두를 위한 변호를 담고 있다.
누구나 안고 살아간다
시기와 질투, 분노와 원한, 복수심, 불안, 열등감, 죄책감, 우울... 품고 있으면 무척 피곤하고 괴로운 이러한 감정을 심리학에서는 부정적 감정이라고 한다
살다보면 스스로를 긍정적인 심리상태에 놓아두기 힘들 때가 있다. 아니 사실, 편안한 상태에 있을 때보다 전쟁터 같은 마음을 애써 다스려야 하는 때가 훨씬 많다.
대놓고 갑질하는 고객 때문에 화가 나고, 자신의 공을 가로채는 직장 상사가 원망스럽다. 은근히 자신을 무시하는 동료에게 화가 나 앙갚음하고 싶다. 이렇게 나름 이유가 있을 때도 있지만, 스스로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뛰어난 업무실적을 보이는 동료가 얄밉다. 아이 성적이 올랐다고 자랑하는 친구가 부러워 내 아이한테 화가 난다. SNS에 명품백과 고급 외제차를 자랑하는 지인을 보니 이렇게 사는 나는 한참 뒤떨어진 것 같아 우울하다. 입사시험에 합격한 친구를 축하해주고 싶지만 솔직하게는 합격이 취소되면 좋겠다. 애인이 다른 사람만 쳐다봐도 자신을 떠나버릴까 봐 두려워 일일이 감시하고 간섭하게 된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옹졸하고 모자라고 나쁜 사람인가? 정도와 상황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이런 생각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런 괴로운 감정들을 품고 사는 걸까? 인간적으로 성숙하지 않아서? 종교를 갖거나 마음을 수련하면 좀 나아질까?
자책하지 말자!
우리는 기쁨, 사랑, 우정, 용기, 자존감, 즐거움 같은 이른바 ‘긍정적 감정’만을 인정하면서 고양시키려 한다. 하지만 부정적 감정 역시 동전의 앞뒷면처럼 인간을 이루는 외면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뇌과학자와 심리학자가 함께 쓴 《살리에리를 위한 변명》은 부정적 감정을 올바로 이해해야 대책 없이 억누르거나 쓸데없는 자책감에 시달리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분노하고 화를 쌓아두고 복수심에 불타며, 시기하고 질투하는 것을 미성숙함이나 나쁜 성격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자원을 관리하고 집단의 안정을 꾀하기 위한 도구로서 부정적 감정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부정적 감정은 우리 선조가 전해준 생존도구인 셈이다.
물론 꼭 필요한 감정이라고 해도 과하면 매우 괴롭다. 생존을 위한 도구가 오히려 생존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 마음의 고통이 신체의 고통으로 드러나는 일도 허다하다. 많은 경우 나와 남을 비교하는 데서 부정적 감정을 겪게 되는데, 사생활이 광범위하게 공개되어 있고 관계의 밀도가 높은 현대사회에서는 더더욱 부정적 감정에 시달리게 된다.
부정적 감정에는 생존을 위한 나름의 기능이 있다!
?시기 “남의 것을 탐내지 않으면 내것을 얻기도 힘들다.”
?질투 “내것을 속수무책으로 빼앗기면 살아남기 어렵다.”
?분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회복의 방법이다.”
?원한 “분노를 쌓아두면 원한이 된다.”
?복수 “제재가 없으면 집단의 안정을 유지할 수 없다.”
《살리에리를 위한 변명》에서 저자들이 전하고자 하는 것은 부정적 감정의 긍정적 존재이유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왜 시기하는가? 남의 것에 욕심을 내지 않으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가 없다. 무엇을 갖고 싶은지 알 수 없는 나는 무언가를 얻기 힘들다. 우리는 왜 질투하는가? 내 자원을 속수무책으로 빼앗기면 생존이 어렵다. 우리는 왜 분노하는가? 상처를 입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치유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마음이든 육체든, 크든 작든 상처를 입으면 화가 난다. 특히 분노는 자존심이 상처 입었을 때 치유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치유가 원활하게 되지 않으면 곪거나 원한이 된다. 우리는 왜 복수를 꿈꾸는가? 집단의 힘으로 생존해온 인류에게 집단의 구성원을 제재할 방법은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뇌과학과 심리학이 보여주는 우리 감정의 또다른 풍경
《살리에리를 위한 변명》의 저자들은 부정적 감정이 없어야 훌륭한 인간이라고 설교하지 않는다. 그저 살아있는 존재라면 살기 위해 갖게 된 필요한 여러 도구 중에 부정적 감정이 있으며, 이 점을 이해해야 도를 넘은 괴로움과 자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심리학자인 사와다 마사토는 시기와 질투, 분노와 원한의 심리학적 근원을 설명하고 현실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 시기와 질투는 대표적인 ‘자원 관리’ 감정이다. 보통 같은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둘은 다르다. 시기심은 나도 갖고 싶지만 아직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남이 먼저 갖게 되었을 때 가지는 씁쓸한 감정이고, 질투심은 내가 이미 갖고 있지만 남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상태에서 가지는 감정이다. 또 원한과 분노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원한이란 ‘오랫동안 쌓아둔 분노’다. 또한 상대의 고의성이 드러날수록, 스스로가 상황을 제어할 수 없을수록 깊어지며 복수심에 불타도록 한다. 저자는 이러한 부정적 감정이 실제로 어떻게 드러나는지 다양한 실험과 사례를 통해 보여주며, 개인의 부정적 감정들이 모여 집단적으로는 어떤 양상을 보이는지도 소개한다.
뇌과학자인 나카노 노부코는 부정적 감정이 생길 때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준다. fMRI(뇌기능 자기공명영상) 장치를 통해 뇌를 들여다보면 시기심을 자극할 때 뇌영역 중 전방 대상피질이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 영역은 보상예측(의욕), 의사결정, 공감과 감동 등의 인지기능까지 전부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시기심과 의욕이 서로 결부되어 ‘나도 노력해서 저렇게 돼야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남과 나를 비교하는 데서 불행의 씨앗이 싹튼다
《살리에리를 위한 변명》에서 저자들은 부정적 감정을 무조건 부정하고 외면하려는 자세는 오히려 부자연스럽다고 말한다. 어차피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우선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품고 있기는 괴로운 감정이다. 과하면 독이 된다. 이를 어떻게든 해소하려는 것도 인간으로서 자연스러운 모습일 것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책 곳곳에서 강조한다.
‘자존감을 높여라!’, ‘남과 나를 비교하지 말라!’
남과 다른 성격으로 친구 없이 외롭게 지내던 소녀는 뇌를 통해 인간을 연구하는 뇌과학자가 되었고, 뚱뚱한 외모로 집단따돌림을 당하던 소년은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심리학자가 되었다. 남과 나를 비교하면서 분노와 질투, 우울과 자책에만 빠져 있었다면 이룰 수 없는 성과였을 것이다.
『삶이 괴롭냐고 심리학이 물었다』.
과거의 상처, 미래의 불안에 흔들리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중요한 것은 이 감정을 만들어내는 부정적인 생각을 사실로 믿으며 괴로워할지, 믿지 않고 무시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다. 지금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힘든 걸까’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나는 철두철미 반일 작가입니다”
『토지』 이후 작가 박경리가 일본의 민낯을
뼛속까지 파헤친 또 하나의 일본론
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격변하는 시대 속 한민족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대하소설 『토지』. 한국 문학사에 다시없을 걸작을 남긴 작가 박경리의 유고 산문 『일본산고』가 다산책방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일본산고』는 박경리가 『토지』를 완간한 이후 본격적인 일본론의 기획 아래 쓴 미발표 육필원고와 생전에 발표한 일본 관련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1926년생으로 식민지 체험 세대였던 그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세대가 사라지면 이러한 글을 쓸 사람이 없으리라며 일본이 두 번 다시 입 못 떼도록 다음 세대를 위한 일본론을 남기겠다는 사명감을 드러낸 바 있다.
2008년 그가 타계하면서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한 이 책은 고인의 유족이 유품 정리 중 원고를 발견, 이후 문화평론가 이승윤 교수 등과 함께 갈무리해 출간될 수 있었다. 이승윤 교수는 『토지』가 소설로 쓴 일본론이라면 『일본산고』는 실제적인 현재진행형의 일본론이라고 소개한다. 일제강점기를 겪은 지식인 박경리가 일본의 반성 없는 태도, 줏대 없는 식자들이 일본의 시각에 동조하는 현상을 목도하면서, 뚜렷한 역사인식을 토대로 철저한 조사를 거쳐 쓴 『일본산고』는 우리 공동체가 비극적 역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그가 남겨준 일종의 ‘일본 사용 설명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