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20년대를 향한 묵직한 예고의 소설들2019년의 문예지에 발표된 소설작품들 가운데 한국현대소설학회가 선정한 문제작들을 엮은 『2020 올해의 문제소설』이 푸른사상사에서 출간되었다. 소설작품들이 표현해내는 역동적인 문제의식을 통해 시대적인 징후를 읽을 수 있다. 2010년대를 마무리하는...
누군가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은 꽤 오만한 생각이다. 매스컴에서 쏟아져 나오는 연예인들의 가십거리를 보거나 주변에서 누군가에 대한 소문이 들려올 때 우리는 그 대상의 성격, 행동, 인성 등 모든 것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평가를 한다. 마치 우리가 그들을 원래부터 잘 알기라도 한 것처럼.
책은 ‘오물자’의 정의에서부터 시작된다. 처음 제목을 보았을 때 오물자라는 단어는 지저분하고 불쾌한 느낌이 들었다. 작가는 그와 상반되게 오물자를 인형으로 정의하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주는 듯했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어보니 새로운 시각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처음 가지고 있었던 느낌에 더욱 힘을 실어준 것 같았다. 오물자로 표현되는 김미진의 기구한 삶을 바라보면서 단순히 이쁘고 아름다운 인형이 아니라 주체성을 잃은 채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는 꼭두각시 인형이 떠올랐다. 굉장히 충격적이고 소름 끼치는 내용이지만 가장 두려웠던 점은 현실 세계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