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간의 숨이 삶과 죽음 사이에서 그네처럼 가쁘게 흔들리는 것을 상징하는 『숨그네』는 철저히 비인간화한 상황 속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인간 삶의 한 현장을 섬뜩하면서도 아름답게 포착해낸다. 루마니아 독재 치하에서 비밀경찰에의 협조를 거부하며 독일로 망명한 헤르타 뮐러가 자신처럼...
사람은 저마다 각기 다른 상상을 한다. 그 상상 속에 화자는 내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이가 될 수도 있다. 인공적이지만 내용은 자유로운 세계다. 기억은 묘사다. 기억이 완전한 현실이 될 수는 없다. 내 생각이 들어간 조미료를 첨가한다. 그리고 재해석 한다. 상상은 현실을 반영하지만 온전한 내 세계다. 뻐꾸기를 뻐꾸기라고 부를 필요도 없다. 개나 소라고 불러도 된다. 절망을 희망이라고 불러도 된다. 나만 알 수 있는 언어로 해석하는 건 기분이 좋다. 누구도 알 수 없는 언어로 나만 볼 수 있는 거울이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수용소의 생활은 특별하다. 누구도 함부로 갈 수도 없고 가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 곳이다.
인간의 숨이 그네처럼 흔들리고 있다. 주인공 ‘레오폴트 아우베르크’는 열일곱 살에 루마니아에서 소련의 강제수용소로 강제 이송되어 겪었던 5년간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환상적으로 들려주고 있다. ‘강제수용소’라는 단어는 왠지 우리의 등에서 식은땀을 흘리게 하고 독일의 나치 수용소를 떠올리게 하며 우리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읽은 ‘숨 그네’에서 레오폴트가 겪은 수용소에서의 삶은 어쩐지 안네 프랑크가 기록한 『안네의 일기』만큼 끔찍한 기억으로 우리에게 충격을 던져주지 않는다. 소련의 수용소가 나치 수용소만큼 끔찍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레오폴트가 겪은 고된 노동과 굶주림이 잔혹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이 작품은 독일의 소수민족이 루마니아 독재정권의 치하에서 강제적으로 수용소로 끌려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었던 일화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에 의해 파괴된 러시아의 재건을 위해 독일에게 루마니아에 거주하는 독일인들을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전쟁에 패배한 독일은 그 요구를 거절할 명분과 힘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루마니아에 거주하고 있던 17세에서 45세 사이의 독일인 남녀를 러시아의 강제수용소로 보냈다. 작가는 이러한 전체주의의 폭력 속에서 연약한 독일시민들이 자유의지가 결여된 채 희생당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이를 절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하루하루 숨통을 이어가는 것 자체가 고통일지라도 희망의 끈을 잃지 않고 이어가고 있음을, 숨을 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헤르타 뮐러-숨그네 독후감 (해당 수업 A+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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