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5권에서는 웃음과 망각으로 변주되는 우리 삶의 여정들을 일곱 편의 이야기에 담아낸 쿤데라의 소설 『웃음과 망각의 책』을 소개한다. 즈데나를 사랑했던 과거를 지운 채 역사에 기억되고 싶은 미레크, 남편과의 추억을 간직하려 하지만 망각 속으로 빠져드는 타미나, 귀찮게만 여겨졌던 ‘엄마’라는 존재에...
I. 서론 : 왜 밀란 쿤데라인가?
우리 나라의 출판 문화는 조금 이상하다. 유명 외국 작가는 작품이 발표될 때마다 즉각 번역되어 들어오는 반면, 그렇지 않은 작가는 소개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상황에서 어떤 이유에서 시작되었건 밀란 쿤데라라는 체코 출신 작가의 소설들이 소개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 중 이제부터 이야기 할 '웃음과 망각의 책'은 체코의 역사와 정치 문제를 가장 잘 표현한 역작이면서 결국 쿤데라를 사랑하는 조국에서 몰아낸 작품이다. 이후, 1981년 프랑스 시민이 된 후, 체코 작가로서의 정체성이 많이 퇴색되기는 했어도 그는 여전히 체코 작가로 건재하고 있고, 몇 년에 걸쳐 한 편씩 나오는 소설들은 세계 문학계의 주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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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본론
1. 쿤데라가 생각하는 '소설'과 '웃음과 망각의 책'
쿤데라는 너무 정확하고 합리적이어서 '색이 없는' 문체를 구사하는 작가이다. 그가 신중하게 선택한 기본 단어들은 소설적 이야기를 구성하고 선택한 주제를 전개하는 요소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