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양성평등이라는 기존의 패러다임이 한국 사회의 성차별 인식을 결코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남녀 평등의 이름 아래 여성에게만 지워지는 이중 구속의 현실을 들추어내고, ‘비정상’ 혹은 ‘소수자’라 불리는 젠더 규범 외부의 존재들을 억압하는 권력을 드러내며, 한국 개신교의 유별난...
이 책은 인간이 애초부터 양성(兩性)으로 존재하지 않았으며 평등의 기준이 남성일 때는 여성에게 ‘양성평등’이란 평등(平等)이 아니라 이중 노동이 되는 현실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저자는 양성평등 담론이 대칭적인 논리로 오용되는 현실에 대한 문제 제기와 더불어 논리 자체의 모순에 주목해 여성에게 저항 가능한 논리를 제공하는지, 또한 젠더 이슈들을 양성평등 개념으로 해석이 가능한 지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양성평등의 담론에 대한 비판은 남성과 여성의 범주와 개념 자체의 허구성을 밝힘으로써 개인이 좀더 젠더 규범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가능성(성차별에 대한 저항)을 모색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성적 소수자로 불리는 이들의 존재와 투쟁을 분석함으로써 기존의 젠더 개념을 해체하고 재구성하고자 했다. 당대 한국 사회의 이슈가 기존의 양성평등 패러다임으로는 포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보았다.
인간은 본래 양성적 평등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각자 성 역할이 있었다. 저자 정희진은 ‘여성주의(feminism) = 양성평등(gender equality)’이라는 등식이 오해라고 말한다. 먼저, 저자는 양성 개념에 반박한다. 양성은 통합적 개념이 아닌 구별적 개념이다. 그러나 젠더는 남녀를 구별함으로써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복수형태 그 자체로 존재한다.
저자는 젠더의 복수성, 즉 양성의 불가능성을 주장한다. 세 가지 측면에서 이를 고려한다. 첫째,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적 개념은 실체가 아니라 규범이다. 이는 두 번째 특성과 연관된다. LGB/T(Lesbian, Gay, Bisexual/Trans gender)와 성 소수자들의 존재. 셋째는 간성(間性)인 인터섹스(intersexuals)의 존재다. 위와 같은 특성을 고려해 볼 때 젠더를 양성만으로 규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 양성으로만 보면 사회 다양성을 해친다.